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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언제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있었습니까.”
최근 한 프로축구 구단 관계자가 K리그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다 불쑥 던진 말이다. 지난 1983년 출범, 벌써 25번째 시즌을 치르는 K리그지만 이렇게 현장에 종사하는 이들은 아직도 불안해하는 구석이 있다.
팀 수는 6개에서 시작, 14개로 늘어났고 내년에는 16개 구단 체제 구축까지 기대되는 등 양적으로는 팽창했으나 질적으로도 과연 상응하는 정도의 발전을 이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재정에 관한한 흑자를 이뤘다고 밝히는 구단이 1~2개에 불과할 만큼 걱정스러운 수준이다. 일부 구단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이데일리 SPN은 재정적으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K리그 시장의 현실을 짚어보고 비교적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평가되는 FC 서울과 코스닥 상장을 노리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K리그 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본다. 과도한 인건비 등 지출 문제 보다는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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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리그에서 모기업(또는 지자체)의 지원없이 흑자를 내는 구단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지금까지 흑자가 났다고 공식 발표한 구단은 인천이 유일하다. 대부분 자생력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유가 뭘까. 우선은 구단이 돈을 벌 수 있는 환경과 구조가 갖춰지지 않은 탓이 크다.
한국 프로축구 연맹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데다 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유럽이나 미국과 차이가 있어 특히 축구가 하나의 산업이자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영국 등과 단순 비교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부터 했다.
물론 구단의 마케팅에 대한 인식과 노력 부족, 팬들을 위한 경기가 아닌 감독 선수, 그리고 팀만을 위한 경기가 펼쳐지는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프로축구 시장이 클 수 있는 여건과 문화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천의 안종복 사장은 “프로축구 비즈니스가 활성화하기 위해선 리그를 1, 2부로 나누어 치를 수 있도록 36개 팀 정도가 있어야 한다, K리그 시장 자체가 작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면서 한국 프로 구단이 안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도 지적하고 있다.
“대부분의 프로 구단은 모기업이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창단, 운영했던 게 현실이다. 이러다보니 구단의 재정 자립이 아닌 모기업 홍보와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주 목표로 했다. 때문에 마케팅 전문가가 구단 책임자로 오기 보다 홍보를 잘하던가 성적을 우선시하는 인사가 구단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에게는 흑자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수익 구조의 한계...입장, 중계권 수익 미미
K리그 재정 문제가 제기될 때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유럽 리그와 곧잘 비교된다. 매출 구조에서 K리그의 한계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세계 상위 20위 클럽에 속하는 프리미어리그 8개 구단의 평균 수익 구조는 입장권 35%, 중계권 36% 광고 수익 29%인데 반해 인천의 경우 광고 수익 75.2%, 선수 트레이드 수익 15.6% 등 두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90.8%나 됐다.
특히 K리그 구단은 입장권 수익이 1~13%에 불과하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다. 입장료는 모든 프로 스포츠 구단의 기본적인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입장 수익이 늘었다는 것은 관중이 많이 왔다는 것이고 이와 관련 각종 광고료, 매점 임대료 상승 등 부가가치도 증대하기 마련이다. 일본 J리그의 인기 구단 우라와 레즈의 입장 수익이 34%선에 이른다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
중계권 수익 또한 큰 차이점이다. 유럽 빅리그의 경우 구단 수익의 30%이상을 중계권에서 얻는 반면 K리그 구단은 재무제표에서 중계 수입 항목 자체가 빠져 있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은 개별 구단이 아닌 프로축구연맹이 방송사와 계약, 중계권료를 받아 구단별로 배당하는 형태인데 금액 자체도 미미하다. 이탈리아 세리에 A 상위 4팀의 중계권 수익 비중은 평균 65% 선이다.
요컨대 K리그는 아직 팬들을 그라운드로 대거 유인, 입장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나아가 방송사들이 거액의 중계권료를 지불하고 싶어 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는 형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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