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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첫 선을 보인 ‘인생술집’은 지난 4월 재정비 과정을 거쳤다. 연남동 1호점에서 용강동 2호점으로 확장·이전했다. 세트가 아닌 실제 술집에서 촬영한다는 것도 ‘인생술집’의 특징이다. 그 사이 오원택 PD는 ‘SNL코리아’로 떠났다. ‘코미디 빅리그’, ‘시간탐험대’,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오늘부터 출근’ 등 코미디와 야외리얼리티에 주로 참여했던 이 PD가 새로운 수장이 됐다. 앞선 ‘인생술집’이 술을 빌려 인생을 이야기했다면, 2호점부턴 사람을 이야기한다. 좀 더 경쾌한 분위기라는 반응이다. 프로그램은 만드는 이를 따라간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 PD는 밝은 에너지로 가득했다.
―합류 과정이 궁금하다.
△김석현 상무님이 '인생술집' 메인 PD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말씀했다. 누가 입봉작을 신동엽과 해보겠나. 덥석 물었다.
―토크쇼는 이번이 처음이다.
△선배들의 조언이 있었다. PD로서 쇼와 토크쇼는 꼭 해보라고 했다. 해보니까 알겠더라. 토크쇼는 당초 구성대로 갈 수 없다. 그렇게 가기 쉽지 않다. 또 출연자의 멘트를 중심으로 한다.야외리얼리티는 출연자의 움직임도 있다. 행동으로 웃음을 줄 수도 있고, 자막과 음악을 어떻게 입히느냐 달라지기도 한다. 각기 다른 재미가 있다.
―젝스키스 편에서 이재진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포착하는 등 출연자에 대한 섬세한 시선이 인상적이다. 관찰예능을 주로 했던 PD의 특색이 반영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조연출 중 한 명이 옐로우 키스(젝스키스 팬클럽)다. (웃음) 전에는 제 일만 신경 쓰면 됐다. 지금은 프로그램을 손끝으로 만드는 후배 PD의 장점을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도 중요하다. 슬픈 장면 전문, 90년대 아이돌 전문, 안정적인 시작 전문 다 각기 다르다. 메인 PD가 되면서 리더십에 대한 고민이 늘고, 만나는 사람도 많아졌다. 2010년 입사해 명함 한 통을 다 못 썼는데, 이번에 새로 신청했다. 고민이 늘었지만 티 내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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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천재의 줄임말로 ‘방천’이라 부른다. 게스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추가 질문이 있으면 좋겠다 싶을 때가 있다. 대본에 없기 때문에 작가들이 스케치북에 해당 질문을 적어서 전달하려고 하면, 그 순간에 신동엽이 질문을 한다. 제작진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아맞힌다. 그렇게 쓰다만 스케치북이 수십 장이다. 또 다른 ‘방천’은 김희철이다. 2명의 천재와 함께 하고 있다.
―신동엽, 김준현, 김희철 모두 예능 베테랑이다. 김희철과 시즌2부터 합류한 유라는 새내기 MC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를 함께 했다. 사석에서 얼마나 매력이 있는 친구인지, 호감이 가는 연예인인지 알고 있어 섭외했다. 멘트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유라는 빈 오디오 중간 중간을 채워주는 힘이 있다. 그렇게 잘 웃어주는 친구가 없으면 게스트는 위축된다. 유라처럼 잘 웃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더욱 신나서 이야기한다. 축구로 따지면 메시처럼 골을 잘 넣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만 어시스트 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나. 유라는 그런 훌륭한 조력자다.
―김루트의 역할은 정확히 무엇인가. 함께 테이블에 앉아 있지 않고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1호점 알바생은 에릭남이었다. 토크 중간에 왔다 갔다 할 때 흐름이 끊어진다고 생각했다. 안주를 전달하는 역할을 전담해줄 사람은 필요한데, 스태프가 개입하면 ‘인생술집’이란 세계관이 깨지더라. 정식 출연자가 필요하다 판단했다. 알바생의 당초 목적은 토크의 흐름을 끊지 않고 술과 음식 전달을 전담해주는 사람이다. 이왕이면 귀엽고 신선한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루트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인터뷰②로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