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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당하던 장르물, OCN 달랐다
OCN은 1999년 영화전문 케이블 채널로 개국했다. 초창기엔 성인물 드라마를 제작했다. 2009년 ‘조선추리활극 정약용’은 OCN 첫 장르물 드라마였다. 이후 ‘신의 퀴즈’, ‘뱀파이어 검사’, ‘특수사건 전담반 TEN’ 등 수사물을 선보였다. 당시엔 익숙하지 않았던 시즌제를 도입해 생명력을 이어갔다. 과거 ‘CSI’ 등 미국드라마를 편성했던 OCN은 장르물을 선호하는 확실한 타깃 층이 있음을 파악했고, 이는 이후 장르물을 꾸준히 제작하는 원동력이 됐다.
◇장르물 대중화 기여 ‘나쁜녀석들’
장르물은 한동안 비주류로 분류됐다. 김은희 작가의 SBS 드라마 ‘싸인’(2011)의 성공 이후 장르물을 찾는 이들이 조금씩 늘어났다. 제작비 등을 이유로 멀리하던 방송사들도 달리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장르물의 대중화와 OCN의 내공이 맞닿은 작품이 ‘나쁜 녀석들’(2014)이다. 당시 4% 시청률을 넘기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38사기동대’ 전까지 작품들은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OCN은 장르물 제작을 멈추지 않았다. 변주된 시즌제, 편성 변경 등 다양한 시도를 병행했다. 장르물에 특화됐다는 자부심이 없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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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의 꾸준함은 특화 인력 화보로 이어졌다. 입봉작인 ‘터널’로 매회 놀라운 필력을 보여주는 이은미 작가는 ‘실종 느와르 M’(2015)으로 OCN과 인연을 맺었다. 올 하반기 방송예정인 ‘나쁜녀석들2’를 맡는 한정훈 작가와 한동화 PD도 OCN과 각별하다. 둘 다 OCN 드라마를 통해 입봉했다. ‘보이스’ 김홍선 PD도 ONC에서 드라마 입봉을 했다.
이는 OCN의 기획력이란 자산이 됐다. ‘터널’ 후속인 ‘듀얼’은 ‘뱀파이어 검사’ 시리즈를 기획한 이승훈 프로듀서의 작품이다. 복제인간이란 신선한 소재를 앞세운다. 이밖에도 ‘터널’, ‘듀얼’ 모두 신인 작가와 PD의 조합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동안 한 우물을 파온 OCN의 내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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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14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 6.3%를 기록했다. OCN 채널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이다. CJ E&M의 또 다른 채널인 tvN이 고전하는 요즘이기에 더욱 돋보이는 성적이다.
내달 3일부턴 ‘듀얼’(극본 김윤주, 연출 이종재)이 ‘터널’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선과 악으로 나뉜 복제인간과 형사의 이야기다. 정재영, 김정은, 양세종 등이 출연한다.
8월께는 ‘구해줘’(극본 정신규, 연출 김성수)가 방송한다. 히든시퀀스의 첫 작품이다. 사이비 종교를 소재로 한다. 택연, 서예지, 우도환, 조성하, 박지영 등이 출연한다.
‘나쁜녀석들2’는 기존 멤버들이 아닌 새 인물과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 박중훈, 박성웅, 강하늘 등이 출연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