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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다이노스, 이전 첫 해 성적, 흥행 다 잡다

정철우 기자I 2015.09.12 12:22:52
사진=NC 다이노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고양 다이노스가(NC 다이노스 퓨처스팀) 2015 KBO 퓨처스 중부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고양은 11일 강화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겨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대미를 장식했다. 고양은 올해 52승 7무 43패를 기록, 중부리그 2위인 SK(41승 8무 53패)를 10.5경기 차로 제치고 중부리그 선두(북부리그는 경찰청, 남부리그는 상무가 각각 우승)를 확정지었다.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해인 2012년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우승 이후 3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고양은 선수 개인성적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내야수 김태진은 타율 4할 2리로 퓨처스리그 전체 타율 1위를 기록했다. 김태진의 4할 타율은 퓨처스리그 통산 6번째 기록이다. 내야수 조평호는 82타점으로 퓨처스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김준완은 61개의 볼넷을 골라 퓨처스 전체 1위, 박으뜸은 36번의 도루를 성공시켜 퓨처스 전체 2위에 각각 올랐다.

올 초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야구장으로 ‘안방’을 옮긴 고양 다이노스는 고양시와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에 힘입어 경기와 훈련에 집중하고,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가동할 수 있었다. 이러한 안정적인 환경을 바탕으로 고양 다이노스는 빠르게 지역에 자리를 잡았고, 흥행 가능성을 확인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 측면에서도 퓨처스리그에서 의미있는 선례를 남겼다.

‘우리동네 야구단’이라는 컨셉을 내건 고양은 야구장을 찾는 지역 팬이 누구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해 많은 호평을 받았다. 모두 17차례 특별홈경기(주말 공휴일 경기)를 치르며 퓨처스리그 최초로 유료 입장권을 판매하고 전담 응원단을 도입했다. 일산21세기병원, 롯데시네마 주엽, VIPS 대화역점, 죠이리 스포츠, 유나네 자연숲 농장 등과 ‘제휴사의 날’을 열어 특별홈경기 때마다 테마를 정해 팬들과 함께 했다. 일산21세기병원의 날에는 야구장을 찾는 팬을 대상으로 미니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했다. 롯데시네마 주엽의 날에는 야구경기 관람 이후 선수단 버스로 영화관으로 이동, 고양 다이노스 전용관에서 영화를 보는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평소 만나기 어려운 반려동물과의 경기 관람 이벤트 등 팬들의 다양한 관심을 야구와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해왔다. 고양 다이노스는 퓨처스 팀을 육성의 목적으로만 운영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제휴사를 모집해 퓨처스 팀 만의 광고 파트너십과 협업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외야펜스와 인쇄물 광고를 포함, 프로모션 진행과 경품 제공에 22개의 업체와 손을 잡았다.

심보영 고양 다이노스 사업팀장은 “그 동안 퓨처스리그 경기는 공짜라는 생각이 팬과 구단 모두 당연한 듯 받아들였다. 그러나 3,000원(어른기준)을 받으면서 대신 제대로 된 서비스를 드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많이 참여해 주셔서 팬과 제휴사 모두 만족해 했다”고 설명했다.

고양은 시즌 개막 전부터 고양시 일산 문화광장 등에서 ‘D-ear, 고양시민의 목소리를 들려주세요!’라는 게릴라 이벤트를 열며 새 보금자리에서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고양시는 마스코트인 ‘고양고양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다. 지역 주민과 호흡하기 위해 시즌 중에는 고양시에 있는 문화센터 세 곳에서 박종훈 고양 다이노스 본부장이 어린이 야구특강을 맡기도 했다.

홈경기 식전행사인 애국가 부르기와 축하공연도 주민들의 참여로 진행됐다. 볼보이와 배트보이 역시 지역 유소년 야구단에 기회를 줬다. 일부 경기진행 요원으로 고양시에서 주관하는 ‘신바람 난 경로당’의 어르신 중에서 신청을 받았다. 금연 캠페인 등에는 지역 청소년이 참여해 봉사활동의 기회가 됐다.

특히 고양 다이노스는 어린이와 함께 야구장을 찾는 가족 팬을 위해 경기장 밖에 야구체험존을 설치했다. 어린이들이 야구경기를 보는 것이 지루할 수 있어 직접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였다. 어린이날이 있는 5월에는 공룡 로봇을 세웠고, 8월에는 어린이용 워터파크존을 운영하며 야구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기도 했다.

고양은 퓨처스 팀 최초로 독자적인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하며 팬들과의 소통을 이어갔다. ‘~고양체’를 컨셉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친근함을 강조했다. 경기 일정과 결과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체조할고양’, ‘이건 꼭 물어볼고양’, ‘비밀스런 사생활’ 등 총 16편의 기획 영상을 만들어 선수단의 다양한 모습을 공개했다. 고양 다이노스의 페이스북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6개월 만에 4,000여개의 ‘좋아요’를 확보할 수 있었다.

고양 다이노스는 퓨처스리그 소속이자 연고지를 옮긴 첫해라는 한계에도 17차례의 특별홈경기를 치르는 동안 6094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는 기록을 낳았다. 경기당 평균 약 360명이었으나 일부 경기는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최준서 교수는 “고양 다이노스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지역 사회와 야구팬에게 보여준 다양한 시도는 퓨처스리그가 중대형 도시를 기반으로 자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박종훈 고양 본부장은 “고양 다이노스로서 첫 해에 팀 성적과 마케팅 모두 좋은 결실을 맺어 기쁘다. 첫 단추를 잘 꿰었으니 내년에 더욱 고양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팀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은 퓨처스리그를 마친 뒤에도 고양고양이가 팬들을 직접 찾아가 축하해주는 ‘너에게 달려갈고양’과 같은 이벤트를 진행하며 1년 내내 지역사회와 함께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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