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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 새벽(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총회를 열고 2020년 하계올림픽에 추가로 포함될 1개 종목을 결정한다.
후보는 레슬링, 야구·소프트볼, 스쿼시다. 이들 종목은 5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정식종목 후보로 선정된 이후 석 달 동안 치열한 홍보전을 벌여왔다.
이변이 없는 한 레슬링의 복귀는 기정사실로 보인다. 레슬링은 올해 2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하계올림픽 핵심종목 탈락이라는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접해야 했다.
레슬링은 이후 뼈를 깎는 개혁에 돌입했다. 국제연맹 회장을 교체하고 규칙을 전면 개정하는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 결과 재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딛고 다음 집행위원회에서 후보종목으로 살아남으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여론이 레슬링에 호의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무엇보다 레슬링은 고대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역사를 가진데다 1회 근대올림픽부터 계속 열린 종목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남다르다. 미국, 러시아, 일본 등 국제 스포츠계에서 영향력이 큰 나라들이 레슬링 부활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도 큰 힘이 된다.
현지 IOC 위원들도 레슬링이 압도적인 표차로 정식종목에 복귀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야구·소프트볼과 스쿼시 관계자 역시 레슬링의 정식종목 복귀를 예상할 정도다.
세계스쿼시연맹 회장을 지낸 툰쿠 이믈란 IOC위원(말레이시아)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레슬링이 매우 유력하다. 스쿼시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야구연맹 관계자도 “약 100명의 IOC위원 투표 가운데 야구는 30표 정도만 받으면 된다. 그러면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이번에는 레슬링이다”며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변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레슬링협회가 지난 8월 각국 IOC위원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메일을 보내면서 규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IOC가 정한 활동 기간 이외에 로비를 벌였다는 점이다.
결국 국제레슬링연맹은 IOC로부터 주의 처분을 받았다. 일본레슬링협회도 공식 사과를 했다. 하지만 IOC 내부에선 규정을 위반한 레슬링계에 대한 반발 심리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