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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女월드컵 우승)'정상 정복' 향한 20년의 무한도전

송지훈 기자I 2010.09.26 12:24:38
▲ 17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한국축구가 17세 이하 여자대표팀(감독 최덕주)을 앞세워 고대하던 '세계 정상 정복'의 꿈을 이뤄냈다.

한국은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트리니다드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 소재 해슬리크로포드스타디움에서 열린 17세 이하 FIFA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감격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한국땅에 축구가 뿌리를 내린 1800년대 후반 이후 100여년 간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메이저급 축구대회에서 한국이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강 이상의 성적을 낸 것 또한 3차례에 불과하다. 지난 1983년에 20세 이하 남자대표팀이 20세 이하 FIFA월드컵에서 처음으로 4강 등정에 성공했고 2002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호가 두 번째로 4강 고지를 밟았다. 올해 8월에는 지소연(한양여대)이 이끈 20세 이하 여자대표팀이 월드컵 3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범위를 '여자축구'로 한정해 들여다보면 의미가 한층 도드라진다. 국제무대에 나서기 위해 여자대표팀이 처음 꾸려진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0년이다. 베이징아시안게임에 나서기 위해 대표팀을 조직한 것이 시초다. 고작 20년이라는 짧은 세월 동안 세계 정상에 어울리는 수준으로 급성장한 셈이다.

국제수준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고전을 거듭하던 여자축구가 급격한 진화를 시작한 건 지난 2001년 여자축구연맹이 창설되면서부터다. 여자축구를 전담할 기관이 탄생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됐다. 2002한일월드컵의 성공으로 축구붐이 거세게 불어닥친 것 또한 팀 수와 선수의 수가 증가하는 요인이 됐다.

여자축구 선진국과 견줘 여전히 규모와 관심도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축구협회는 여자연맹과 손잡고 '소수정예 엘리트 양성 시스템'을 도입해 적극적인 선수 발굴 및 육성에 나섰다.

효과는 단기간에 나타났다. 여자대표팀이 지난 2003년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를 차지하며 한국여자축구사상 최초로 미국에서 열린 FIFA여자월드컵 본선 무대에 초대됐다. 2008년에는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했고, 지난 8월에는 20세 이하 여자대표팀이 월드컵 3위에 올라 달라진 위상을 뽐냈다.

이어 일찌감치 '더 무서운 그녀들'이라는 별칭을 얻은 세 살 연하 동생들이 FIFA주관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거둬 '화룡점정'을 이뤄냈다.

이제 한국여자축구의 시선은 오는 2015여자월드컵을 향한다. 20세 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과 17세의 기대주 여민지가 최전방에서 함께 호흡을 맞출 여자대표팀의 모습은 벌써부터 많은 축구관계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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