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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실장은 1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TSG 브리핑에서 “아시아 팀들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현재 유럽에서 뛰고 있는 아시아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차두리 실장은 “한국만 하더라도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2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선수는 K리그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특히 유럽에서 활약 중인 호주, 한국, 일본 선수들이 많이 있고 그들 중 일부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소속팀 주장을 맡고 있다”며 “이제 유럽팀과 경기해도 겁먹지 않고, 더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두리 실장의 밝힌 대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에서 유럽파는 안정환 MBC 축구해설위원과 설기현 경남FC 감독 등 2명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김민재(나폴리), 이강인(마요르카),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재성(마인츠), 정우영(프라이부르크), 황인범, 황의조(이상 올림피아코스)까지 8명이 활약했다.
일본의 경우 그런 현상이 더 뚜렷했다. 최종 명단 26명 가운데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19명이나 됐다. 특히 독일에서 뛰는 선수가 8명(1부 리그 7명, 2부 리그 1명)이었는데 이 선수들의 경험은 조별리그서 독일을 꺾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일본의 경우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1998년 대회 당시 대표팀 선수 22명이 모두 국내파였다. 그러다 나카타 히데토시가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로 이적한 것을 시작으로 점점 유럽 진출 선수가 늘기 시작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유럽 진출 선수가 4명이었고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는 23명 중 절반이 넘는 12명이 유럽파였다. 이후 2018년 러시아 대회 15명에 이어 이번 대회에선 19명까지 늘었다.
차두리 실장은 아시아 팀들의 전술이 발전한 것도 선전의 이유로 꼽았다. 그는 “선수들의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뛰어났고 다양한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펼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시아 축구가 갈 길은 멀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특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호주, 일본, 한국이 16강에서 모두 탈락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차두리 실장은 “경기력 면에서 격차가 좁혀지고는 있지만 16강에서 만난 강팀들을 상대로는 많은 문제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활약하고 독일을 비롯한 유럽 리그에서 주로 뛰었던 차두리 실장은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서 FIFA TSG로 월드컵 무대를 누비고 있다. TSG는 월드컵 경기를 분석하고 공식 보고서를 작성하는가 하면 대회 최우수 선수인 골든볼 등 개인 수상자 선정에도 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