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방송을 시작한 SBS 러브FM(103.5MHz) ‘정엽의 LP카페’(이하 ‘LP카페’)가 정엽이 새롭게 DJ를 맡은 프로그램이다. 정엽은 매일 저녁 6시 5분부터 8시까지 새 보금자리인 ‘LP카페’에서 청취자들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
“제가 입어야 할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SBS사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한 정엽은 ‘LP카페’ 합류 제안을 받았을 때를 돌아보며 이 같이 말했다. 정엽은 “레트로한 콘셉트인 데다가 심지어 DJ가 직접 LP를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라는 얘기를 듣고 ‘딱 내 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미소 지었다.
정엽은 라디오와 인연도 깊고 애정도 남다르다. 앞서 MBC FM4U(91.9MHz) ‘푸른밤, 정엽입니다’, SBS 파워FM(107.7MHz) ‘파워 스테이지 더 라이브’, ‘정엽의 뮤직 하이’ 등 여러 프로그램을 이끌며 청취자들과 추억을 쌓았다. 그렇기에 포맷의 ‘취향 저격’ 여부를 떠나 DJ 제안 그 자체가 정엽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었다.
“라디오 DJ는 원한다고 해서 언제든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다시 DJ를 맡고 싶어지고 라디오가 너무 그리워질까 봐 오랫동안 라디오를 아예 끊고 살았어요. 워낙 진행을 잘하는 분들이 많기에 나에게 다시 DJ를 맡을 기회가 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섭외 제안이 들어와 굉장히 기뻤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정엽이 DJ 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200여장이 넘는 LP 음반을 보유한 ‘LP 마니아’라는 점이다.
정엽은 “원래 긴장을 잘하지 않는 편인데 워낙 DJ를 맡은 게 오랜만이라 잘해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어서 하루 이틀 정도는 발을 계속 동동 구르며 진행했다”면서도 “3일 차쯤 됐을 때부터 앞으로 프로그램을 어떤 식으로 굴려야 할지에 대한 느낌이 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6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DJ로 컴백한 만큼 의욕이 넘쳐 보인 정엽은 ‘LP 카페’를 청취율 1위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다는 야심찬 포부도 밝혔다.
“‘배철수의 음악캠프’(MBC FM4U), ‘사랑하기 좋은날 이금희입니다’(KBS 쿨 FM)와 시간대가 겹쳐요. ‘빅매치’가 성사된 거죠. 하하. 베테랑 DJ분들이 진행하는 쟁쟁한 프로그램들과 맞붙게 됐지만 레트로 감성을 진짜 레트로 방식으로 다루는 신선한 프로그램인 만큼, 서서히 입소문을 타다 보면 언젠가 청취율 1위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따듯한 음악도, 시원한 음악도 있으니 많은 청취자분들이 ‘LP카페’에 오셔서 ‘음악 한잔’ 하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