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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눈도장 찍은 김진규-백승호, 대표팀 중원 경쟁 불붙일까

이석무 기자I 2022.01.16 15:09:55
15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한국과 아이슬란드의 친선경기. 김진규가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15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한국과 아이슬란드의 친선경기. 백승호(8번)가 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2년 첫 번째 A매치에서 기분 좋은 승리와 더불어 기대 이상의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5-1로 대승했다.

이날 평가전은 유럽파에 가려져 기회를 얻지 못했던 K리거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다면 꿈에 그리는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성용의 대표팀 은퇴 후 대표팀의 취약 포지션이 평가받고 있는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새로운 후보를 발견했다는 것이 큰 수확이다.

가장 눈에 띈 선수는 김진규(부산아이파크)였다. 2020 도쿄올림픽 멤버이자 현재 K리그2 부산아이파크 주장인 김진규는 이날 A매치 데뷔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수훈을 세웠다.

백승호와 함께 4-2-3-1 포메이션의 3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김진규는 전반 15분 절묘한 패스로 조규성(김천상무)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어 후반 28분에는 동료와의 절묘한 패스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 뒤 직접 골까지 성공시켰다.

김진규는 득점 장면 외에도 활발한 움직임과 정교한 패스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많은 선수들이 교체로 들락날락하는 상황에서도 벤투 감독은 김진규를 끝까지 그라운드에 뒀다. 김진규의 플레이 스타일과 기량을 확인하고 싶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김진규는 기존 대표팀 주전과 비교하면 황인범(루빈 카잔)과 스타일이 비슷하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10대 시절부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미드필더 경쟁자로 나란히 함께 했다.

1997년생인 김진규보다 1살 많은 황인범은 먼저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해외 진출도 이뤘다. 이에 비하면 김진규는 뒤늦게 빛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K리그에서 쌓은 관록을 바탕으로 황인범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백승호의 뚜렷한 성장을 다시 확인한 것도 반갑다. 백승호는 2-0으로 앞선 전반 29분 페널티지역 정면 25m 거리에서 호쾌한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아이슬란드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그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득점뿐만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도 훌륭히 했다. 포백 수비라인 앞에서 상대 공격을 적절히 막으면서 공격 상황에선 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떴다.

백승호는 한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져 있었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던 2019년 6월 이란과 평가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면서 벤투 감독의 머리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잊혀졌다.

그런데 K리그 전북현대 유니폼을 입은 뒤 적응기를 거쳐 점점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백승호가 놀라운 활약으로 후반기 전북의 연승 행진을 견인하자 벤투 감독은 지난해 10월 그를 다시 대표팀에 불러들였다.

백승호는 지난해 11월 이라크전에 후반 43분 교체로 출전하며 짧게나마 A매치 복귀전을 치렀다. 2년 3개월 만에 가진 A매치 선발 출전이었던 아이슬란드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더 큰 활약을 예고했다.

김진규가 황인범의 경쟁자 후보라면 백승호는 대표팀의 붙박이 수비형 미드필더인 정우영(알사드)의 아성에 도전할 만하다.

지금은 경험이 풍부하고 피지컬이 좋은 정우영이 벤투 감독의 신임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백승호가 자신의 강점인 패싱과 경기 조율 능력을 더욱 가다듬는다면 ‘제2의 기성용’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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