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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찰 선배 사망 소식에 오열

김현식 기자I 2021.04.15 09:40:17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가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눈물을 쏟았다.

권일용 교수는 14일 방송된 KBS2 ‘TV는 사랑을 싣고’에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이날 그는 막내 경찰이던 시절 선배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던 육근무 반장을 찾고 싶다고 했다. 권일용 교수는 “반장님은 경찰은 가난하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하고 범인들 앞에서는 큰소리 치더라도 피해자들 앞에서는 부끄럽고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면서 경찰로 근무하는 내내 그가 해줬던 말을 되새겼다고 했다.

MC들과 함께 추적카를 타고 추억 여행을 떠난 권일용 교수는 자신의 삶과 반장님과 얽힌 추억을 들려줬다. 어린 시절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는 그는 학창 시절을 큰 꿈 없이 무기력하게 보냈다가 군 제대 무렵 경찰 공무원 채용 원서를 가져온 아버지의 권유로 시험을 본 끝 경찰이 됐다고 했다.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됐던 해 경찰종합학교를 졸업했다는 권일용 교수는 서울시경 형사기동대에 배치돼 칼을 휘두르는 소매치기 조직과 싸우고 조직폭력배를 잡으러 다녔다고 했다. 그러던 중 서류 전달을 위해 본서를 드나들던 자신을 눈여겨본 육근무 반장에 의해 수사과 막내로 스카우트되었다고 전했다.

‘프로파일러’의 길을 열어 준 것도 육근무 반장이었다고 했다. 육근무 반장의 적극적인 권유로 감식을 시작해 체계적인 감식 교육도 받을 수 있었다는 것. 권일용 교수는 지문으로 범인을 찾아내 검거한 실적이 3년 만에 전국 1등을 기록해 특진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지문 감식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뒤 주위로부터 심리 분석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1호 프로파일러’로 선발되었다고 했다.

이후 3천 건 이상의 사건에 ‘프로파일러’로 참여했다는 권일용은 3년간 25건 이상의 강도와 살인을 저질렀던 정남규 사건을 가장 섬뜩했던 사건으로 기억했다. 정남규는 대화를 나누면서 행복한 표정으로 범행을 설명했다며 그가 “살인을 추억했다”고 표현했다.

또 애초 정남규는 강도 미수범으로 체포되었지만 범행 수법을 검토한 끝 연쇄살인범으로 확신, 그를 만나 추궁하면서 자백을 받아냈다고 했다. 압수수색 도중 자신의 사진을 발견했다는 권일용 교수의 말에 MC들은 “등골이 오싹했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그는 유사 사건 발생시 이 사례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진심으로 반가웠고 관련 연구논문도 썼다고 밝히며 남다른 열정을 엿보였다.

이후 일행은 최종 장소로 이동하며 추적 과정을 영상으로 지켜봤다. 권일용 교수는 “반장님을 만나면 ‘혼 안날만큼 살았어요’ 하며 어리광 부리듯이 자랑하고 싶다”고 했다. 이후 그는 경찰 제복으로 갈아입고 기대를 품은 채 선물로 준비한 자신의 책과 손편지를 들고 최종 장소로 들어섰다.

그를 맞이해준 이들은 육근무 반장의 아내와 딸이었다. 권일용 교수는 육근무 반장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늦게 찾아 나섰다는 자책감에 눈물을 쏟았다. 육근무 반장의 딸은 권일용 교수가 아버지가 함께 근무했을 당시의 사진을 건네주었고 권일용 교수는 “반장님 제가 잘살았어요, 너무 늦게 왔네요”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자신이 가져온 선물을 가족들에게 대신 전달하며 감사함을 전한 권일용은 육근무 반장의 사진을 앞에 두고 “반장님 덕분에 잘 살았습니다”라고 말하며 거수 경례를 했다.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소중한 인연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리는 ‘TV는 사랑을 싣고’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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