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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필름어워드아카데미(이하 AFAA)는 27일(현지시간) 이창동 한국 영화감독에게 공로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이창동 감독은 오는 3월 17일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아 필름 어워드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직접 수상할 예정이다.
이창동 감독은 “이번 공로상 수상은 제게 무거운 책임”이라며 “제 자신에게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성취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상을 받음으로써 관객들과 우리 영화인들에게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물었을 때 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더욱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이 상을 이해하겠습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감독이 되기 전 이창동 감독은 주목받던 소설가였다. 박광수 감독의 영화 ‘그 섬에 가고 싶다’(1993)에서 각본과 조연출에 참여하면서 그의 영화 인생은 시작됐다. 동료들에 비해 비교적 늦게 영화계에 입문했지만, 이창동 감독은 영향력 있는 인물로 손꼽히며 빠르게 성장했다. 데뷔작인 ‘초록물고기’(1997)와 두 번째 작품 ‘박하사탕’(1999)은 당시 한국의 정치, 경제 문제를 묘사했다.
가족과 사회에 버림받는 두 젊은이의 이야기를 담은 세 번째 작품 ‘오아시스’(2002)는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특별감독상’과 여주인공 문소리는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상’(신인배우상)을 수상하는 등 연이은 성공으로 국내외 찬사를 받으며 아시아 굴지의 영화감독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이창동 감독은 대한민국 문화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공식 직책에서 물러난 그는 2007년 배우 전도연 주연의 제60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밀양’(2007)을 연출했다. 이어서 알츠하이머와 철없는 손자에게 시달리며 ‘시’에 흥미를 키우는 60대 교외 여성을 그린 ‘시’(2010)를 발표했다. 이 작품은 제63회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8년이 지난 후 이창동 감독은 신작 ‘버닝’(2018)으로 다시 돌아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번 영화는 또다시 칸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상을 수상하고, 칸영화제 소식지를 발간하는 ‘스크린’의 경쟁부문 초청작 평점 집계 결과,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 또한 한국 영화 최초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부문 예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AFAA와 홍콩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윌프레드 웡 회장은 “이창동 감독은 세계 손꼽히는 영화감독 중 한 명이며, 이 상은 그의 작품과 아시아 영화 발전에 헌신한 그의 탁월한 공헌을 인정하기 위함이다. 올해 한국 영화 탄생 100주년과 이창동 감독의 아시아 영화 성장에 대한 기여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