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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스파이크가 네트를 넘어 흰색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닿았다. 몸을 날리다시피 오른팔을 뻗었는데 미치지 못했다. 심판은 반대편 손을 들었다. 상대편에서 환호성이 터지는 가운데 아쉬움의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 아쉬워만 할 수는 없다. “정신 차리고 다시, 다시!” 강호동은 팀의 기운을 북돋우려 애썼다. 커다란 실내배구장이 그의 목소리와 박수소리로 가득 찼다. 이마에 흐르는 땀은 수건으로 닦아냈다. 스코어가 올라갈수록 목이 탔다. 작전타임이 걸리자 준비된 생수를 연거푸 마셨다.
예능프로그램인 줄 알았는데 프로배구 경기 못잖은 긴장감이다. 열한 번째 종목으로 배구를 선택한 KBS2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출연진은 애가 닳았다. 이들은 경해여중 배구팀과 2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KBS 스포츠월드 제2체육관에서 맞붙었다. 예능프로그램이라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양 팀은 배구 네트를 가운데 두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섰다.
‘우리동네 예체능’ 배구 편에서 강호동은 에이스가 아니다. 화려한 스파이크는 동료이자 과거 배구 선수 생활을 했던 배우 오타니 료헤이와 학진에게 맡겼다. 그는 리베로다. 상대편이 날리는 스파이크를 온몸으로 막아낸다. 선수 출신이 아니라 서툰 게 사실이다. ‘공이 바닥에 닿지 않게 한다.’ 강호동의 머릿속엔 이 명제만 있다. 손으로 받든, 얼굴로 받든 목표는 승리다. 씨름선수 출신의 육중한 몸이 미울 정도로 살신성인했다.
강호동은 ‘우리동네 예체능’을 3년째 이끌고 있다. 곧 150회를 맞는다. 탁구로 시작했던 것이 볼링, 배드민턴, 농구, 태권도, 축구, 테니스, 족구, 수영, 유도 등으로 이어졌다. 강호동은 MC이자 큰 형으로서 전면에 선다. 운동선수 출신인 그에게 어쩌면 가장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이다. 처음엔 시청자 반응이 저조해 마음고생을 했는데 요즘에는 방송 때마다 화제에 올라 힘이 된다.
강호동은 ‘우리동네 예체능’ 배구편 방송을 앞두고 성공을 자신했다. 매 촬영 때마다 운동 종목이 바뀌는 터라 긴장이 되지만 배구편은 가장 심했다. “샅바를 둘러메고 상대방과 살을 맞대야 자연스러운데 공을 따라가기가 참 힘들다”며 엄살을 피웠다.
“알고 보면 ‘우리동네 예체능’은 엄청난 분들이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에도 김세진 감독이 진두지휘했습니다. 배구는 아마추어가 하기 어려운 운동이라지만 이 정도 지원이 있다면 한번 해볼 만 하지 않을까요? 오타니 료헤이와 학진이라는 에이스가 나서고 온 팀이 똘똘 뭉친다면 한번 해볼 만할 겁니다. 나머지 선수들도 정신력 하나는 프로 못잖거든요.”
긴장된 분위기는 막간을 이용한 강호동의 몸 개그에 누그러졌다. 옆에 있던 배우 오만석과 강남이 거드니 앙상블이 좋다. 관중은 폭소했고 경해여중 선수들도 이를 보며 웃는다.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김해룡 PD는 “배구의 매력은 모든 선수가 똘똘 뭉쳐야 한다는 팀워크에 있다”라며 “비록 ‘우리동네 예체능’ 출연진은 조금은 부족한 실력이지만 강호동의 리더십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진정성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동네 예체능’ 배구편은 8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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