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고니 위버 "3D, 배우에겐 오히려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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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I 2010.12.01 10:43:27
▲ 시고니 위버


[이데일리 SPN 김용운 기자]“오히려 배우들의 연기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톱스타 시고니 위버가 영화계의 3D 기술 발전이 오히려 배우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고니 위버는 11월2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여성리디십컨퍼런스의 특별 강사 자격으로 한국을 첫 방한했다. 시고니 위버는 30일 열린 특별 강연에서 환경운동과 여성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펼친 뒤 이어진 대담시간에 배우로서의 인생과 앞으로 영화계 흐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시고니 위버는 특히 지난해 개봉해 전 세계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3D 영화 `아바타`에 대해 “`아바타`에 적용된 3D 기술은 영화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의 정점에 있었다”며 “그렇지만 배우의 역할은 오히려 더 증대되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1949년생인 시고니 위버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수학하고 1977년 우디 앨런 감독의 `애니홀`로 데뷔한 이후 리들리 스콧 감독과 제임스 캐머런 감독 등이 연출한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여전사 리플리 중위 역을 맡아 할리우드의 새로운 여배우상을 각인시켰다. 지난해 개봉한 `아바타`에서는 아바타 행성의 생태계를 걱정하는 생물학자 그레이스 박사 역으로 출연해 세계 최초의 풀 3D 영화에서 연기를 펼치며 `아바타`의 전 세계 흥행에 일조했다.

-여자로서는 장신인 180cm의 키가 배우 활동에 지장을 주지는 않았나?

▲ 믿기지 않겠지만 지금의 키가 열한 살 때 키다. 그래서 어렸을 적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 나이 때 제 키로 배우를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리틀리 스콧과 제임스 캐머런처럼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감독들과 만나서 일할 수 있었다. 사실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리플리 중위 역을 연기한 이후 키에 대한 핸디캡이 사라졌다. 저의 큰 키가 남자 배우들의 반감을 가져오긴 했지만 멜 깁슨 같은 배우는 하이힐을 신어도 간섭지 않았다.

-영화계에서는 당신이 `에일리언`에서 리플리 역을 잘 소화했기 때문에 할리우드에서도 여전사 캐릭터가 등장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 우선 그런 평가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사실 리플리 역을 할 수 있던 것은 틀에 박히지 않은 사고를 한 리틀리 스콧과 제임스 캐머런 감독을 만난 행운 덕이었다. 그들은 남성전사 캐릭터만 요구하던 당시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액션영화에서 자유로웠다. 또한 여러 가지 직업이 남자의 전유물이었지만 `에일리언`이 처음 개봉한 70년대 후반 미국은 그런 남성 위주의 직업군이 바뀌고 있었고 리플리는 그런 상황을 반영했다고 할 수 있다.

-30여 년간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왔다. 배우로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 교육이 가장 도움이 됐다. 정말 양질의 교육을 받았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텍스트를 읽고 그에 대해 명료하게 간결하고 꼼꼼하게 요약한 글을 쓰는 훈련을 많이 했다. 그런 문학에 대한 배경이 배우에 많은 도움이 됐다. 생각해보면 저의 장수비결은 결국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한다. 시나리오를 잘 읽고 요점을 잘 파악하는 편이다. 스토리가 좋으면 영화가 좋고 스토리가 나쁘면 돈을 많이 들여 제작해도 힘들다. 그리고 영화계의 규칙과 배우의 성실성에 대해 조언해줄 좋은 멘토가 있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는 흥행과 함께 새로운 영화가 탄생하는 것을 보여줬다. `아바타`에 참여할 때 어떤 생각이었나

▲ 우선 3D 시도 자체가 놀라웠다. 또한 `아바타` 시나리오 자체가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혁신적인 시나리오였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생물들이 사는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시고니 위버

-3D 연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 3D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움직임을 캡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까만 옷을 입고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연기하면 그 움직임을 CG로 만들어 낸다. 그래서 오히려 배우의 연기력이 중요했다. 예전에는 조명과 분장 세트 등을 걱정하며 연기를 해야 했다. 하지만 3D는 배우가 그런 주변적인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빈 무대에서 연기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 그 때문에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해야 한다.

결국 배우 내면에 무엇이 있느냐에 따라 영화 속 인물의 퀄리티가 결정된다. 따라서 첨단 기술을 활용해도 영화는 배우 중심이 되는 산업이 될 수밖에 없다. 인간의 본능은 서로의 메시지를 전달받게 되어 있다. `아바타`의 3D라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지만 어떤 장벽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삼십년 동안 배우로 살아왔다 혹시 후회되는 부분이 있나?

▲ 한때 제가 여자로서 매우 많은 걱정을 하면서 살았다. 스스로 엄격한 편이라서 걱정이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걱정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다. 우리가 뭔가 성취하면서 괜한 걱정으로 일을 힘들게 할 필요가 없다. 나를 믿을 수만 있다면 헛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을 거다.

-성공한 배우이자 동시에 할리우드에서 보기 드물게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

▲ 지난 1984년 결혼해 지금까지 남편과 딸과 함께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 우선 자신에게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남편은 제 스케줄이 끔찍하게 바쁠 때도 있는 데 많은 지원을 해준다. 같은 업계에 있어서인지 조언도 많이 해준다. 사실 일하는 여성이 자신이 하는 일을 지지해주는 남편이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다. 하지만 일과 육아를 양립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딸과 장시간 떨어져 지내야 했던 것은 커다란 고통이었다.

-향후 계획은?

▲ 6편의 영화가 대기하고 있다. 우선 내년 초 개봉 예정인 `폴`이라는 SF 코미디 영화가 있다. 우연히 외계인과 접촉한 과정을 담은 영화다. SF 영화에 출연을 자주해서 그런지 스스로 지구인이라는 정체성이 있다. 특히 여성들이 자매애를 발휘해 서로 연대함으로써 세계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힘을 합치고 싶다.

(사진=한국일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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