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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지난 20일 한화 구단은 한마디로 패닉 상태였다. 김태균에 이어 이범호까지 일본 진출에 성공하며 전력에 큰 구멍이 생겨버렸기 때문이다.
한대화 한화 감독의 표현을 빌자면 "전력의 절반이 빠진 느낌" 그대로였다.
그러나 한숨만 쉬고 있을 순 없다.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지만 다시 올라설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다.
우선 전력 보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출발해야 한다. 당장 내년 시즌에 싸울 수 있는 힘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대화 감독은 이범호의 거취가 결정되기 전 "이범호마저 떠나면 틀을 다시 짜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범호까지 떠나게 되면 급하게 전력을 수혈하기 보다는 팀 내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아니다. 또 무작정 젊은 선수들이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 곧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기면서 배우는 것과 지는 것을 반복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때문에 한화의 노선이 보다 강력한 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FA 시장은 여전히 열려 있다. 적지 않은 출혈을 감수해야 하지만 장성호 박한이 등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력들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트레이드 가능성도 열려있다.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카드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때문에 선수를 내주는 것 이상의 다각적인 가능성을 모색해야 할 단계다.
팀의 이미지 쇄신 작업도 병행되어야 한다. 한화는 그동안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비단 팬들만이 아니다. 선수들에게도 비슷한 인상을 안겨주었다. 올시즌 내내 김태균과 이범호가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이번엔 달랐다. 김태균과 이범호에게 약 13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배팅을 했다. 구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던 셈이다. 일본이 아니었다면 둘 모두 잡을 수 있는 힘을 보여줬다.
문제는 앞으로다. 단발성이 아니라 전력 보강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면 충분히 여력이 있는 구단이라는 현재의 이미지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소속 선수들에게 힘을 낼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시련은 두가지 갈림길을 만든다. 시련 앞에 무릎을 꿇게 하거나 반대로 더욱 강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한화가 창단 이후 최대의 위기이자 갈림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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