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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구성됐던 연예인 원정 응원단의 ‘국고낭비’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연예인 20여명과 수행원 20여명 등 총 42명으로 구성됐던 연예인 응원단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다음날인 8월9일 중국에 도착, 10여일간 현지에 체류하며 2억원이 넘는 돈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원받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2인1실 기준 1박에 145만원인 5성급 호텔에서 숙박을 한 것으로 공개되면서 비난의 표적이 됐다. 그러면서 이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한 것은 고작 8경기. 그것도 암표를 구해서라고 한다.
이 기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출연진 및 제작진도 스포츠 중계 등 베이징 올림픽을 배경으로 촬영을 하기 위해 3박4일간 중국에 체류했다. 출연진과 제작진을 합해 25명 정도가 베이징에 머물렀다.
연예인들이 항공기를 비즈니스클래스로 이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연예인을 알아보는 다른 승객들 때문에 맘 편하게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팀 역시 제작진은 이코노미클래스를 이용하면서도 출연진은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하도록 배려를 했다.
차이가 있다면 연예인 응원단은 국고의 지원을 받아, ‘무한도전’ 출연진은 MBC 돈으로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했다는 것밖에 없다.
하지만 숙박비의 규모는 달랐다. 당시 베이징에 동행했던 ‘무한도전’ 한 제작진은 “현지 가이드를 통해 사전에 알아봤는데 베이징 중심가의 숙소는 예약도 거의 다 찼고 올림픽 때문에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해 제작진은 베이징 외곽의 그리 크지 않은 호텔에서 묵었고 출연진은 콘도 형태의 숙소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 제작진에 따르면 당시 ‘무한도전’ 출연진은 99.174㎡(30평) 안팎 넓이에 방이 3개인 숙소에서 단체로 숙박을 했다. 이 제작진은 “출연진이 합숙을 했는데 정확한 액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1박 기준 숙박료는 100만원이 안됐다”고 설명했다. 이 숙소를 이용한 것은 숙소 모습을 촬영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제작비를 고려한 부분도 분명 있었다.
‘무한도전’ 팀은 베이징 촬영을 봄부터 준비하며 사전 예약은 물론 숙박료 인상 등 현지 상황까지 꼼꼼히 체크해 비용을 최대한 줄인 것이다.
게다가 ‘무한도전’ 팀은 베이징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것을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상대로 홍보하고 연예인의 스포츠 해설 투입으로 새로운 형태의 ‘스포테인먼트’를 선보이는 결실도 얻었다.
반면 연예인 응원단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1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구성에 들어갔다. 연예인 응원단 단장을 맡았던 강병규와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국고낭비’ 지적에 해명을 하는 것을 보면 강병규가 먼저 제안을 했다고 하지만 문화부 차원에서 이를 진행했으면서 사전에 현지 물가가 어떻게 변했는지, 경기장 입장권 확보는 가능한지 등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분위기다.
유인촌 장관은 높은 숙박료에 대해 “예약을 했던 호텔이 값을 올려서 다른 곳으로 옮겼는데도 여전히 가격이 높았다”고 해명을 했다.
분명 국민의 세금을 비롯한 국고를 사용하는 정부부처로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더구나 암표 성행을 막아야 하는 정부부처에서 지급한 돈으로, 다른 나라에서고 목적도 순수했다 하더라도 암표를 구매해 경기장에 들어갔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이로 인해 연예인 응원단은 의도의 순수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비난만 얻고 있다.
연예인 응원단 기획과 그들의 행태는 ‘무한도전’과 너무도 대비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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