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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자본의 규모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인 ‘옥자’의 제작비는 5천만 달러(약 570억 원)로 알려졌다. 봉 감독의 전작인 ‘설국열차’의 제작비 473억원을 훨씬 뛰어넘는다. 넷플릭스가 모든 작품에 ‘옥자’처럼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기존 영화투자배급사 혹은 방송사를 뛰어넘는 자본을 확보할 수 있다.
제작비의 증가는 작품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 4월 첫 촬영을 돌입한 ‘옥자’는 서울과 북미 등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출연진과 제작진의 규모도 남다르다. 안서현·변희봉 외에도 틸다 스윈튼·제이크 질렌할·릴리 콜린스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가 참여했다. 데이빗 핀처·우디 앨런·미카엘 하네케 등 명감독들과 호흡한 촬영감독 다리우스 콘지가 촬영을 맡았다. 충분한 제작비 지원으로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하는 간접광고(PPL) 없는 드라마도 가능하다.
◇틀을 깰 수 있는 자유
영화의 런닝타임은 2시간 내외다. 관객 패턴·극장 배급 등을 고려해 최적화된 시간이다. 미니시리즈가 16부작 이상인 이유는 그 이하가 될 경우 제작비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온라인 공개를 기본으로 하는 넷플릭스 콘텐츠는 기존 형식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
제작진은 기존 틀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하다. 기존 러닝타임에 맞추지 않고 이야기의 흐름 대로 분량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지상파 드라마에는 다소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지만 상대적으로 온라인 콘텐츠에선 표현이 자유롭다. 계약 과정은 국내와 비교해 길고 까다롭지만, 계약이 완료된 후에는 제작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압 등이 없는 제작 환경은 제작진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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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제작한 KBS2 월화미니시리즈 ‘화랑’은 중국과 동시 방송됐지만 갑자기 중단됐다. 업계에선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결정 이후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의 여파로 해석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시장이 막혀버린 국내 제작진에게 OTT 시장은 또 다른 기회다. 특히 넷플릭스는 북미 시장 등 전 세계를 상대로 콘텐츠를 유통한다. 다수 제작사가 넷플릭스와 접촉 중인 이유다.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점점 플랫폼 보다 콘텐츠 자체가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 시장의 한계를 보지 않았나. 넷플릭스 등 인터넷을 통해 TV 서비스를 즐기는 OTT 시장은 국내 드라마 시장에 새로운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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