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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9일부터 일주일간 열리는 올해 제천영화제는 ‘단지 한 걸음 더(JUST ONE MORE STEP)’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타 영화제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동진 집행위원장은 “외형적 성장에 더해 다른 영화제보다 풍성한 이벤트를 갖춰 영화제의 정체성을 유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제천영화제의 ‘키 포인트’를 짚어봤다.
# 영화와 뮤지컬이 만났다
이전과 달리, 다른 영화제와 달리 개막식의 대부분이 뮤지컬로 채워진다. 뮤지컬은 ‘모비딕’. 제천영화제 측은 ‘모비딕’의 러닝 타임을 뮤지컬 제작사와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대형 스크린에는 그레고리 팩 주연의 영화 ‘백경’이 상영된다. 왕나연 제천영화제 홍보팀장은 “기존의 레드카펫과 식 중심의 개막식보다 공연에 초점을 맞춰 청풍호반에서 펼쳐지는 제천영화제만의 정취를 살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이라는 제천영화제의 캐치프레이즈와 어울리는 이벤트도 많다. 대표 프로그램인 ‘시네마 콘서트’에서는 버스터 키튼의 무성영화 ‘카메라맨’과 ‘항해자’를 프랑스 아코디언 연주가 마르크 페로네와 작년 ‘거리의 악사’ 대상 수상자인 어쿠스틱 밴드 신나는 섬의 연주로 즐길 수 있다. 청풍호반에서 열리는 ‘원 썸머 나잇’에서는 박재범·이적·들국화·마르게타 이글로바 등 다양한 색깔의 뮤지션을 만날 수 있다.
# OST만으로 훌륭한 개막작
“개막작을 고르면서 눈물을 흘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진수 제천영화제 프로그래머의 말이다. 올해 개막작은 ‘서칭 포 슈가맨’으로으로 남아공에서 경이로운 성공을 거두고, 이후 자살한 줄 알았던 시스토 로드리게즈라는 미국 포크록 가수가 미국에 살아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오동진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상영과 함께 로드리게스 열풍이 불 것 같다”며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과 그 느낌이 살아날 만큼 미학적인 작품이고, 로드리게스의 음색은 밥 딜런과 짐 크루치와 로보의 목소리를 섞은 것 같다”고 평했다.
# 우드스톡을 꿈꾼다
제천 모산동 비행장의 세로 1km, 가로 100m가 넘는 활주로에 캠핑 촌이 조성된다. 코오롱스포츠의 협찬으로 4인용 텐트 약 200동이 설치된다. 최대 1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어서 그동안 부족했던 숙박 등의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캠프&워크숍 형태로 영화음악 제작의 전문적인 교육이 진행되는 제천영화음악아카데미(JIMFA)와 앨범 제작의 기회를 부여하는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 거리의 악사를 즐길 수 있다. 오동진 집행위원장은 “앞으로 제천영화제는 감히 글래스톤베리와 우드스톡을 꿈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