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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 타이거즈' KIA가 여전히 비를 기다리는 이유

정철우 기자I 2011.08.17 11:18:36
▲ KIA 선수들이 더위를 피해 중무장(?)하고 있는 모습. 사진=KIA 타이거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KIA는 16일 올시즌 106번째 경기를 했다. 가장 적은 경기를 치른 두산, 넥센에 비하면 무려 15경기나 많다. 경기 수 2위인 롯데 보다도 8경기나 많다.

비를 피해가는 재주(?)에선 올시즌 단연 1위다. 잔여 경기도 27경기 뿐이다. 바꿔 말하면 이젠 비가 오건 말건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수치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KIA의 사정은 다르다. 당장 몇 경기라도 비로 취소되는 경기들이 나와준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지금 현재 상황이 어렵다는 의미다.

KIA는 그동안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빠진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다. 김선빈이 16일 돌아왔지만 아직 로페즈 최희섭 김상현 이범호 등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은 제법 잘 버텼다. 1위는 오르지 못했지만 2위 자리는 지켜냈다. 그러나 이젠 버티기 신공에도 한계가 왔다는 평가다.

KIA가 지금까지 잘 버틴 건 분명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만큼 예비 전력의 내부 성장이 이뤄졌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또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문제는 예비 전력과 정신력 만으로는 긴 시즌을 견뎌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긴급 조치는 할 수 있지만 목적지 까지 가기 위해선 진짜 엔진이 가동돼야 하기 때문이다.

KIA 한 선수는 "그동안 남은 선수들이 빠진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이전보다 한 걸음이라도 더 뛰려고 노력하며 조금씩 힘을 보탰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하지만 그러다보니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너무 커졌다. 그 기간이 길어지다보니 벽에 부딪힌 셈이다. 이제라도 비가 좀 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추가 부상에 대한 우려다. 체력 저하는 부상의 가장 큰 적이기 때문이다. 이전 같으면 정상적이었던 움직임도 힘 떨어졌을 땐 쓰지 않던 근육까지 쓰게되며 탈이 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더 다치는 선수가 나오면 KIA의 시즌 전망은 더욱 암울해지게 된다.

조범현 KIA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줄 부상 러시가 생기기 전 "비 피해가는 것도 그렇지만 비 맞으며 하는 경기가 많아져서 걱정이다. 비 맞으며 뛰면 배로 힘들다. 체력 떨어지면 다칠 확률도 높아진다"며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그리고 그의 걱정은 이내 현실이 됐었다.

KIA는 9월 이후 가장 적은 경기를 치를 팀이다. 매 경기 전력을 기울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휴식은 지금이 더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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