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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소녀들, 한국영화 대표로 '로봇 군단'과 맞서

김용운 기자I 2009.06.30 10:34:21
▲ 영화 '킹콩을 들다'와 '트랜스포머2'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한국의 역도소녀들이 할리우드 로봇 군단에 대항해 홀로 한국 극장가 지키기에 나섰다.

한국영화 ‘킹콩을 들다’(감독 박건용)가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이하 트랜스포머2)에 맞설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지난 24일 개봉한 ‘트랜스포머2’는 개봉 6일 만에 280만 관객을 넘어서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킹콩을 들다’ 만이 '트랜스포머2'와 맞붙어 오는 1일 개봉을 하기 앞두고 있다.

‘트랜스포머2’가 개봉한 6월 넷째 주와 이후 7월 첫째 주를 통틀어 개봉 날짜를 확정한 한국 상업영화는 ‘킹콩을 들다’ 밖에 없다. 그 만큼 한국영화들이 ‘트랜스포머2’와 맞붙기를 꺼려해서다.

하지만 ‘킹콩을 들다’ 제작사와 출연진은 ‘트랜스포머2’와 대결을 펼쳐도 크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에 차있다. 일차적으로는 작품 자체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 영화 '킹콩을 들다'의 한 장면

 
‘킹콩을 들다’ 제작 관계자는 “‘트랜스포머2’에는 액션에 따른 볼거리가 있지만 ‘킹콩을 들다’에는 실화에서 오는 감동이 있다”며 “따뜻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킹콩을 들다’의 스토리가 ‘트랜스포머2’보다는 한국 관객들의 눈물과 웃음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역도선수 박영자로 분해 열연을 펼친 조안도 “보는 순간 재미있는 영화가 있고 보고 나서 새록새록 되새김질 되는 영화가 있다”며 “‘킹콩을 들다’는 볼 때도 재미있고 보고 나서도 감동을 되새김질 하는 영화다”고 자부했다.

극중 역도코치 이지봉으로 분한 이범수 또한 지난해 여름 자신이 출연한 ‘고사: 피의 중간고사’의 180만 흥행을 예로 들며 “관객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만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보를 맡고 있는 영화홍보사 숲의 권영주 실장은 “‘킹콩을 들다’가 지난 15일부터 30일까지 16일간 전국 28개 도시 154회에 걸쳐 5만명의 시사회를 가졌다”며 “시사를 본 대부분의 관객들이 영화에 대해 호평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의 영화 평점 란에서 10점 기준을 만점으로 9점대에 육박하는 평점이 올라와 배우들과 감독들도 고무되어 있다”며 “‘과속스캔들’이나 ‘7급 공무원’처럼 관객들의 입소문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킹콩을 들다’는 현재 350~400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상황이다. 시사를 본 지방 극장주들의 반응이 좋아 ‘트랜스포머2’의 열풍 속에서도 스크린을 예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부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교차 상영 등을 통해 ‘트랜스포머2’의 몰아주기에 나서고 있어 ‘킹콩을 들다’가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영화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트랜스포머2’가 흥행성이 높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 할 지라도 ‘트랜스포머2’ 외에는 볼게 없는 현재 한국 극장가는 분명 잘못된 상황"이라며 “‘킹콩을 들다’가 ‘트랜스포머2’의 열풍 속에서도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워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영화 '킹콩을 들다'는 2001년 제81회 전국체전에서 여자역도부문에 출전한 시골 여고생들이 총 15개 금메달 중 14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던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 조안과 이범수 외에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신인여배우들이 전남 보성군에서 실제 역도훈련을 받으며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소재로 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2003년 개봉한 ‘선생 김봉두’를 합친 것 같다는 평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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