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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가정의 달 5월이 되면 시청자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프로그램이 있다.
드라마도, 예능프로그램도 아닌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바로 MBC 휴먼다큐 ‘사랑’이다.
올해는 5월17~20일 총 4편이 방영될 예정인 ‘사랑’은 지난 2006년 첫 방송을 시작해 3년째를 맞았다. 가끔씩 전해지는 ‘사랑’ 각 편 주인공들의 소식에 시청자들이 관심을 갖고 올해는 어떤 사연이 소개될지 궁금해 하는 것을 보면 ‘사랑’은 1년에 1주일도 채 방영되지 않는 연간기획물임에도 휴먼다큐 브랜드로서 분명 입지를 다졌다.
다큐멘터리는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에 비해 시청률이 낮아 방송사 프로그램들 중에는 비주류로 꼽힌다. 시청률이 낮다는 것은 시청자들도 많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은 모든 작품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 웬만한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에 뒤지지 않는 10%대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모았다. 또 각각의 사연은 드라마보다 더 벅찬 감동을 선사하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물론 지상파 방송 3사에는 각각 고정 편성된 다큐멘터리 방송 시간이 있고 그 중에는 휴먼다큐도, 또 ‘사랑’처럼 가족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도 다수 있다.
그럼에도 ‘사랑’이 매번 화제를 모으며 시청자들에게 다른 휴먼다큐보다 더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이유는 촬영기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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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방송되는 다큐멘터리라면 아무래도 촬영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 대작, 특별기획성 다큐멘터리가 아니라면 12~15일 정도 촬영을 하지만 ‘사랑’은 매번 6개월에서 1년여 간 촬영을 한다.
같은 시간동안 방송되더라도 촬영기간이 짧으면 단편소설 같은 느낌이 나지만 길면 내용을 촘촘하게 채우는 것은 물론 한 단면이 아닌, 장기간에 걸친 사건과 사람의 궤적을 충실하게 보여주며 중, 장편 소설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물론 장기간 주인공들에게만 초점을 맞춰 촬영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편집해야할 분량도 엄청나다. 지난해 방영된 ‘사랑’의 ‘안녕, 아빠’ 편을 연출한 유해진 PD는 당시 7개월 동안 30분 분량의 테이프 200개에 촬영을 해 1시간 분량으로 편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관심은 결국 이런 도전과 노력 끝에 얻은 것인 만큼 ‘사랑’은 한국 다큐멘터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들인 정성이다.
주인공들에게 과거 사연의 재연을 부탁해 촬영하는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현재 이야기를 통해 과거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장기간에 걸쳐 촬영을 하는 데 따른 이점이다. 주인공들의 재연도 다큐멘터리의 한 기법이기는 하지만 현재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보다 사실감은 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랑’의 완성도는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정창원, 고(故) 서영란 부부의 사랑을 담은 ‘너는 내 운명’ 편은 지난 2006년 아시아 TV 어워즈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상, 2007년 반프 월드 TV 페스티벌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또 ‘돌시인과 어머니’ 편은 2007년 ABU상 TV 다큐멘터리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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