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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영화는 같지만 포스터는 다르다'
세계 각국으로 판매된 한국 영화의 해외 포스터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 영화의 해외 포스터만 놓고 보면 ‘과연 같은 작품일까’ 의문이 들 정도다. 이렇듯 국내와 해외의 포스터를 달리하는 이유는 현지 사정에 맞게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이창동 감독의 신작 ‘밀양’의 해외 포스터는 소파에 누워있는 전도연에게 한 줄기 빛이 들어오는 모습을 담았다. 전도연과 송강호를 내새웠던 국내 포스터와 달리 해외 포스터에서는 전도연 한 명만 부각시킨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전도연은 ‘밀양’의 신애 역으로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바로 이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해외 포스터에서는 전도연을 원톱으로 내세웠다.
지난 9월 미국에서 개봉된 ‘디 워’ 역시 국내 포스터와 해외 포스터가 달랐다. ‘디 워’의 국내 포스터는 주인공 부라퀴가 건물을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담았다. 그러나 미국 개봉 당시 ‘디 워’의 포스터는 공룡을 닮은 두 마리의 이무기가 서로 대치하는 모습에 '드래곤 워즈(Dragon Wars)'라는 영문 제목을 강조했다. 공룡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미국인들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다.
일본에 수출된 ‘검은 집’의 해외판 포스터는 괴기스러운 흉가의 형상과 어디론가 쫒기듯 내려가는 배우 황정민의 모습을 동시에 담았다. 황정민의 모습을 퍼즐 조각처럼 보이도록 한 국내 포스터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국내 포스터에는 영화의 소재로 사용된 사이코패스를 강조했지만 일본 포스터는 스릴러라는 영화의 장르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프랑스로 판매된 ‘식객’ 역시 음식에 관심이 높은 프랑스인들의 성향을 고려해 해외 포스터가 만들어졌다. 만화의 한 페이지처럼 구성한 국내 포스터와는 달리 ‘식객’의 해외 포스터는 김강우와 임원희가 누군가에게 자신의 요리를 선보이는 모습을 담아 단번에 음식영화임을 알아챌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한국 영화만 국내용과 해외용 포스터가 다른 것은 아니다. 영화 ‘식객’의 홍보관계자는 “해외 영화도 자국용 포스터와 해외 수출용 포스터가 다르다”며 “영화의 포스터는 각국의 특성에 맞게 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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