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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한화와 삼성의 플레이오프를 향한 마지막 승부는 세드릭과 매존의 선발 대결로 시작된다. 양 팀 모두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어 '선발 투수'라기 보다는 '첫번째 투수'의 개념이 더욱 강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무게감까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기선을 빼앗기느냐, 지켜내느냐의 막중한 책임이 주어져 있다. 선취점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강조되는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앞선 2경기서 모두 선취점을 뽑은 팀이 승리를 거뒀다. 초반에 분위기를 살린 팀이 중반 이후까지 강세를 이어갔음을 알 수 있다. 3차전서도 이런 경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10일 2차전이 끝난 뒤 양 팀 감독 모두 첫 마디부터 "선취점의 중요성"을 꺼낸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은 널리 알려진대로 강력한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다. "1점만 뽑아도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팀이다. 한화는 상대적으로 불펜이 약하지만 안영명 송진우로 이어지는 확실한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마지막 승부이기 때문에 이들의 조기투입이 가능한만큼 삼성에 크게 뒤질 것도 없다.
문제는 세드릭과 매존 모두 스타트가 좋지 못한 투수라는데 있다. 매존이 좀 더 심하다. 매존의 올시즌 자책점은 58점이다. 이 중 무려 74.1%에 해당하는 43점을 3회 이전에 내줬다.
특히 1회가 나빴다. 이닝 별 실점 중 가장 많은 수치인 17점을 1회에 빼앗겼다. 한화전서도 마찬가지였다. 한화전 자책점 10점 중 7점이 3회 이전의 실점이다. 초반만 잘 넘기면 파도를 타는 스타일이지만 그 초반을 넘기는 것이 영 쉽지 않다.
이닝별 피안타율을 살펴보면 1회 3할4푼1리, 2회 2할8푼2리, 3회 4할7리로 4회 이후 피안타율 2할1푼1리를 크게 웃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드릭은 매존보다는 조금 낫지만 초반에 강한 투수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세드릭의 3회 이전 실점 비율은 41%. 73자책점 중 30점을 3회 이전에 빼앗겼다.
그러나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초반에 제구력이 크게 흔들리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세드릭은 올시즌 104개의 볼넷 중 23개를 1회에 허용했다. 이닝 별 볼넷 수치 중 최고다. 주자를 많이 내보낸다는 것은 그만큼 실점할 확률이 높아진다 할 수 있다. 특히 단기전처럼 부담이 큰 경기서는 더욱 그렇다.
삼성전서는 1회 피안타율까지 매우 높았다. 1회 피안타율이 무려 3할7푼5리나 됐다. 경기 시작 사이렌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많이 내보내고 많이 맞았다는 뜻이다.
12일 준PO 3차전의 첫 단추는 사실상 모든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세드릭과 매존이 팀의 가을잔치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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