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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개막 전 외국인선수로 선택했던 미힐 아히(26·등록명 아히)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위기를 맞이했던 우리카드는 대체 선수로 데려온 니콜리치가 기대 이상 활약을 펼치면서 웃음을 되찾았다. 니콜리치가 온 뒤 2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봄배구 진출할 수 있는 3위로 올라섰다.
세르비아 국적의 아포짓 스파이커 니콜리치는 205cm의 장신 공격수다. 그냥 보더라도 압도적인 피지컬과 파워를 자랑한다. 지난 시즌 세르비아 리그 츠르베나 즈베즈다 소속으로 리그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이번 시즌에는 프랑스 1부리그 푸아트뱅에서 득점 4위, 서브 5위를 달리다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다.
기존 외국인선수 아히는 부상을 당하기 전에도 기복 있는 플레이로 벤치의 속을 썩였던 편이다. 니콜리치도 범실은 많은 편이지만 중요한 순간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전에선 마지막 5세트에서 혼자 6득점에 공격 성공률 54.55%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마음껏 뽐냈다.
니콜리치는 코트 위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한다. 차분하고 점잖은 다른 외국인선수와 달리 세리머니도 적극적이다. 심지어 두 손을 번쩍 들어 관중에게 응원을 유도하기도 한다.
니콜리치는 “관중은 7번째 선수라 생각한다. 코트 위에서 관중들과 호흡하는 걸 즐긴다”며 “내가 느끼는 에너지를 코트 안에서 불어넣는 게 내 성격이고 시그니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V리그 선수들을 잘 모르지만 내겐 모든 경기가 다 중요하다”며 “한국에 와서 2경기 모두 이겨서 좋고 V리그 분위기가 엄청나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오늘은 첫 홈경기였는데 그래서 승리가 더 기쁘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니콜리치가 한국 무대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주인공도 있다. 바로 여자부 정관장에서 뛰는 반야 부키리치(25·등록명 부키리치)다.
부키리치보다 2살이 어린 니콜리치는 같은 세르비아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잘 알고 지냈다. 그는 “부키리치와 어렸을 때 한동네에서 살던 이웃이었고 같은 학교, 같은 클럽에서 뛰었다”며 “부키리치가 한국 생활에 관해 많은 조언을 해줘 적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침 같은 날 부키리치도 대전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여자부 경기에서 30득점을 올리며 정관장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니콜리치는 부키리치의 활약 소식을 전해 들은 뒤 진심으로 기뻐했다. 그는 “내가 찾아가든, 그가 오든 간에 조만간 만나기로 했다”며 “각자 소속팀에서 좋은 플레이를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한국 프로배구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많다”고 인정한 니콜리치는 “더 잘 적응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팀에 신선한 느낌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