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개인 작업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뉴올은 “예술에는 끝이 없다고들 하지 않나. ‘1만 시간의 법칙’이란 책에서 성공을 위한 훈련 시간으로 이야기하는 1만 시간을 훌쩍 넘어 20년이나 음악을 했으면 달인이나 도사 같은 느낌이어야 하는데 이제야 겨우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신예 뮤지션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 속 감각과 흐름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쓰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선배 뮤지션들이 걸어갔던 길을 잘 따라가자는 겸허한 자세로 좋은 앨범을 많이 낸 아티스트로 늘 기억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뉴올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거나 속하지 않고 가운데에서 (래퍼들이) 평화협정을 맺는 데 도움을 주며 음악 활동을 이어왔던 것 같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각기 다른 크루에 속한 래퍼들과 두루 호흡한 자신의 커리어를 중립국 스위스에 빗대며 “‘힙합계 스위스’라고 해도 될 정도”라는 농담도 던졌다. “그는 흉작이 나더라도, 풍작을 거두더라도 농사일을 손에서 놓지 않는 농부의 마음으로 부지런히 감동을 주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자타공인 힙합신 대표 프로듀서인 뉴올은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온 뮤지션이기도 하다. 2006년엔 레게 힙합 뮤지션 쿤타와 함께 쿤타 앤 뉴올리언스로 의기투합해 MC와 프로듀서 합작 앨범 체제의 장을 열었다. 이후 마이노스와 합을 맞춘 마이노스 인 뉴올로도 수작을 내놓으며 호평을 얻었다.
“열심히 음악하는 래퍼들을 더 넓은 세상으로 꺼내준 역할을 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허클베리피, 창모, 키드밀리, 저스디스 편이 특히 반응이 좋았던 에피소드들이죠. 지금은 시즌6를 준비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마이크 스웨거가 실력 있는 래퍼들을 알리는 값진 일을 계속해서 해내는 콘텐츠로 이어졌으면 해요.”
뉴올은 지난 7월 방송인 정준하의 ‘부캐’(부캐릭터)인 신인 래퍼 ‘MC 민지’의 데뷔곡 ‘아새우!’(I say woo!)를 프로듀싱하는 또 한 번의 색다른 도전을 했다. 뉴올은 “MC 민지라는 캐릭터를 리빌딩해서 예상을 깨는 음악을 만들어내고 많은 이들에게 재미를 준 작업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일이었다”고 말했다. “‘왜 노래가 좋냐’는 반응이 나왔으면 했는데 실제로 음원 발표 후 칭찬 댓글이 많아 기뻤다”고도 했다. 정준하에 대해선 “저스틴 비버처럼 불러달라고 했는데 노래 파트만큼은 정말 그렇게 불러주시더라. 흡수력이 대단한 분이라고 느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편 긴 시간 인디펜던트 뮤지션으로 활동해온 뉴올은 최근 음악, 공연, 비주얼 아트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사 모브컴퍼니에 둥지를 틀기도 했다. 새 둥지에서 온전히 작품 활동에 집중하며 다채롭고 폭넓을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예술가이자 건축가, 수학자, 요리사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일대기를 돌아보면 어떻게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수많은 일을 했나 싶은 생각이 들잖아요. 저 역시 때론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고, 콘텐츠 제작자로 활동하고, 메인 보컬을 맡아 직접 노래를 하기도 하면서 여러 가지 창작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제 안에 있는 여러 아이디어를 다양한 형태로 분출하고 싶다는 마음이에요. 감히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