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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파71·7676야드)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US오픈(총상금 1250만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 존 람은 이날만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를 적어내 1타 차 클럽하우스 선두(먼저 1위로 경기를 끝낸 선수를 일컫는 말)로 경기를 끝냈다.
존 람의 마지막 18번홀 버디로 공동 선두였던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은 1타 차 2위가 됐고, 남은 4개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지 못하면 그래도 우승트로피를 내줘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운명을 바꾼 건 17번홀(파4)에서 나온 티샷이다. 왼쪽으로 당겨쳐 공이 페널티 구역으로 떨어졌다. 앞서 16번홀(파3)에서도 버디 퍼트를 짧게 치는 바람에 2m 파 퍼트 넣으면서 위기를 넘겼던 우스트히즌은 긴장한 듯 실수를 연발했다.
3타 만에 공을 올려 파 세이브 기회를 만들었나 아쉽게 퍼트가 빗나가면서 이 홀에서 보기를 해 2타 차 2위가 됐다. 마지막 18번홀에서 이글이 아니면 연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존 람의 우승으로 무게의 추가 쏠렸다. 우스트히즌은 18번홀에서 69야드를 남기고 이글을 노린 세 번째 샷을 했지만, 공이 홀을 벗어나면서 존 람의 우승이 확정됐다. 스페인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 US오픈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다.
존 람은 2주 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6타 차 선두로 3라운드를 마쳤으나 경기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기권했다. 다 잡았던 우승을 놓쳐 아쉬움이 컸으나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복귀한 이번 대회에서 기어코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개인 통산 6승째다.
파71에도 7600야드가 넘는 긴 전장의 코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선 나흘 동안 언더파로 경기를 끝낸 선수가 13명밖에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까다로웠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마지막 날에만 3타를 잃어 끝내 언더파 경기를 하지 못했다. 합계 2오버파 286타를 쳐 공동 19위에 만족했다.
베테랑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이번 대회까지 메이저 대회에 87번 참가했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합계 7오버파 291타를 쳐 공동 46위에 그쳤다.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은 마지막 날 2타를 줄이면서 공동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려 메이저 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 선수는 임성재(23)가 합계 5오버파 289타를 쳐 공동 35위, 김시우(26)는 공동 40위(6오버파 290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