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업종의 경우 52시간 근로제가 1년간 유예되어 68시간 근로제가 유지되다가 2019년 7월 1일부터 52시간 근로제를 시행). 직무별 근무 형태가 다른 산업군에 비해 불규칙한 형태를 띠고 있는데다 일각에서는 산업 구조상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가장 어려운 분야로 꼽기도 한다. 지난 11일 고용노동부가 근로시간 해당 여부에 관한 대략의 판단 기준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명확한 가이드라인의 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에 노무법인 유앤의 임종호 노무사에게 자문해 Q&A로 정리했다. 노무법인 유앤은 노무사 36명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의 노무법인이다.
- 출·퇴근 구분이 모호한 저는 근로 시작과 종료를 어떻게 정해야 하나요.
△ 사규나 근로계약서 등에 특별한 정함이 있다면 그에 의하고, 그러한 정함이 없다면 ‘사용자의 지휘·감독’ 상태로 들어간 때를 근로개시 시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상태에서 벗어난 때를 근로종료 시각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 배우(가수)가 녹화에 참여하면, 매니저인 저는 4~5시간 동안 아무일 없이 대기하기도 합니다. 근로시간일까요.
△ 대기시간은 원칙적으로 근로시간에 해당합니다. 배우가 참여한 녹화가 언제 종료될지 모른 상태에서 배우의 지시 또는 촬영의 종료 시점에 맞추어 즉시 업무수행을 하기 위해 매니저가 계속 대기하고 있다면 이는 근로시간에 해당합니다. 다만, 휴게시간을 명확히 지정하여 자유롭게 쉬도록 했다면 그 시간은 근로시간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 특성상 퇴근 이후, 수면 시간 중에도 언제든 전화가 걸려올 수 있는 직업입니다. 상사의 ‘개인적인 부탁’과 ‘근로’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 개인적인 부탁에 불과하다면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근로시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를 고용한 회사로부터 지시를 받아야 합니다. 다만, 개인적인 부탁이라도 업무와 관련되어 있고, 업무를 위해 이를 거부할 수 없다면 근로시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 어젯밤 퇴근 후 늦게 급한 지시 (“무엇을 사와라”, “무엇을 좀 도와달라”, “데리러와라”)를 받아 총 2시간 가량 일처리를 했습니다. 근로시간에 포함시켜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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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 촬영이 1시간 더 남았는데, 남은 근무시간이 30분 후 모두 소진된다면 저는 퇴근해야 할까요.
△ 원칙적으로 퇴근하여야 합니다. 중요한 촬영이라고 하더라도 1주 52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한 경우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따라서 중요한 촬영일정 등이 있는 경우에는 사전에 근로시간을 조절하거나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유연 근로시간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점심에 관계자를 접대하며 점심을 먹었습니다. 근로시간일까요.
△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접대 또는 회식시간은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업무수행과 관련이 있는 제3자를 접대하도록 회사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사용자의 지시 또는 최소한 승인은 없었지만, 엄연히 업무의 일부로써 누군가를 만나 접대를 했다면 이것은 근로인가요.
△ 제3자를 접대하도록 회사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본인의 판단에 따라 근무시간 외에 누군가를 접대한 것에 불과하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 방송이 주말이라 토·일요일의 구분이 있는 일반 직장인과 다른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 휴일을 반드시 토요일 또는 일요일에 부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규에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다면 평일에 휴일 또는 휴무일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 특성상 몰아서 근무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3일 동안 1일 15시간씩 근무해서 45시간을 일했습니다. 저는 법을 위반한 것인가요.
△ 그렇게 일하도록 한 회사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1주 40시간을 넘는 것뿐만 아니라 1일 8시간을 넘는 것도 연장근로에 해당합니다. 위 사례에서 1주 총 근로시간은 52시간 미만이지만, 1일 법정 근로시간인 8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의 합이 12시간을 넘게 되므로 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 52시간 근무시간제로 인해 경영난에 빠진 회사로부터 압박·해고를 통보 받았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정리해고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따라서 52시간 근로제를 이유로 근로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회사가 해고한다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 52시간을 적용한 지 열흘 후, 직원 수가 290명으로 줄었습니다. 2020년 1월 1일부터 근로시간단축을 시행해도 될까요.
△ 아닙니다. 기업규모에 따라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하고 있을 때에는 상시 근로자수가 줄어들어도 법적 안정을 고려하여 단축된 1주 최대 근로시간인 52시간을 계속하여 적용해야 합니다.
- 근로자가 290명이어서 2020년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데, 이후 직원이 10명 이상 불어나 300인을 넘겼을 때는 어떻게 될까요.
△ 2017월 7월 1일 이후 상시 근로자수가 300명 이상이 되었을 때 그때부터 개정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