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SK 감독 취임.."권위의식 버리겠다"(일문일답)

박은별 기자I 2011.11.03 10:33:41
▲ 이만수 SK 감독. 사진=SK와이번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자신감을 갖도록 격려하면서 이끌어가는 것이 첫째 목표다. 감독의 권위의식은 버리겠다."

이만수 SK 신임 감독이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이 감독은 3일 오전 서울 을지로 SK T타워에서 열린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만원 SK 텔레콤 부회장이 이 감독에게 유니폼과 모자를 전달했고 신영철 사장과 민경삼 단장도 함께 했다.

이 감독은 취임사에서 "감사하다. 명문구단 SK의 4대 감독이 됐다. 올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시리즈에 올라가고 주위에서 많은 걱정을 했는데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고의 명문팀을 만드는 것이 첫째 목표다. 미국의 뉴욕 양키스나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일본 대표인것처럼 SK가 한국의 최고 명문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SK는 스포테인먼트를 추구한다. 이를 통해 팬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 감독은 지난 8월 18일 김성근 감독이 중도 퇴진하면서 감독대행에 부임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전력을 잘 정비해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이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사상 최초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다음은 이만수 신임감독과 일문일답.

-김성근 전 감독과 어떤 차별화를 둘 것인지
▲지난 5년 동안 김성근 감독이 팀을 최정상으로 올려놓았다. 지난 5년 동안 지켜보고 보좌했기 때문에 감독님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새롭게 선수들과 이번 마무리 훈련부터 해보려고 한다. 좀더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미국에서 배워온 야구는 무엇이고, 이것을 국내 무대에서 어떻게 펼칠 생각인지
▲지도자를 하면서 꿈 꾼 것이 있다. 미국의 자율야구, 우리나라의 조직력을 잘 접목시키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현대식의 미국야구를 우리나라에 도입할 수 있을지, 차별화는 건방진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이 둘을 잘 섞어내고 싶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선수들로 하여금 '야구가 정말 재밌다. 천직이다'는 것을 심어주는 것이 작은 목표다. 선수들에게 그 부분을 심어준다면 강압적이 아닌 스스로 재밌게 게임할 수 있을 것이다.

-보강해야 할 팀 전력이 있다면
▲감독을 2달여하면서 악조건속에서 해왔다. 부상선수들이 많았다. 우선 선수들의 건강을 잘 추스려야한다. 또 기본을 무시하기 때문에 많이 졌다. 기본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마무리훈련의 목표다. 보완해야할 것은 선발투수도 부족하고, 중심타자, 축이 되는 그런 선수들을 구성해야한다. 내야수, 외야수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보완할 수 있도록 감독으로 노력하겠다.

-앞으로 팀을 이끌어가는데 있어 중시할 부분은
▲현장과 프론트간의 소통을 해야한다. 미국에서 배운 것이 서로간의 소통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소통을 하지 않는 팀은 명문팀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야구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이 프론트이고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다. 나는 감독한지 이틀밖에 안됐다. 단장, 사장과 의논해서 내년에 보완할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

-노장 선수들 활용계획은
▲어려운 점은 많이 있다. 서로가 경쟁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배척시키고, 젊다고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은 아니다. 마무리훈련, 스프링캠프, 내년 시범경기까지 종합해서 성적을 볼 것이다. 담당 코치들에게 선수들 평가를 받을 생각이다. 이를 위해 코치들에게 공부를 많이 시키겠다. 감독 독단적이 아닌 코치들 평가서를 받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40인 로스터 안에서 1,2군을 왔다갔다 하는 법은 없을 것이다.

-팬티 퍼포먼스처럼 앞으로 또 다른 퍼포먼스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팬티 퍼포먼스하고 나서 세리모니 제안을 많이 받았다. 지도자보단 이제 선수들이 해야한다. 팬들은 선수들을 보기 위해서 야구장을 찾는 것이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허슬플레이할 때 그라운드를 찾는다. 늘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하라는 얘기를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선수들과 격의없이 지내는 것이 반대로 감독으로 너무 가볍지 않나는 지적도 있는데
▲감독이 가볍다는 생각은 안한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자신감을 갖도록 격려하면서 이끌어가는 것이 첫째 목표다. 감독이 권위를 가지면 안된다. 선수들이 감독의 눈치를 보는 것이 너무 싫었다. 반대로 감독이 선수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것이다. 내가 감독하는 이상은 눈치보는 것 없이 선수들이 100%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프로야구는 서비스 운동이다. 감독이 무게를 잡는다면 관중이 찾지 않을 것이다. 미국 야구가 130년 동안 사랑을 받은 것도 관중에 가까이 가기 때문이다. 지도자하면서 끝날때까지 이 모습을 유지할 것이다. 나는 나다.

-미국에서 야구공부를 했더 지도자로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의 야구를 평가해보자면
▲우리나라만의 정서가 있다. 미국 야구만 100%하면 우리나라에서 실패한다. 미국야구와 한국야구를 접목하는 것이 내 야구관이다. 우리 나라 선수들은 다 자라온 과정이 다르고 교육도 다르다. 

선수들에게 어제 미팅에서 3가지를 부탁했다. 첫째 기본. 야구에서의 기본과 프로선수 생활로서의 기본을 지켜줄 것을 부탁했다. 둘째 집중. 게임에서 집중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셋째, 팀이다. 프로는 개인이 없다.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 팀이 지고 있는데 안타 쳤다고 좋아하는 것을 못본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에게 자율를 주되 책임을 철저히 물을 것이다. 팀에 손상을 입히는 선수가 있다면 철저한 책임을 묻겠다.

-감독으로 롤모델은?
▲제리 메뉴얼, 아지기엔, 두 감독이다. 동양적인 스타일, 서양적인 남미스타일이다. 두 사람을 접목시켜서 좋은 점을 잘 선택해서 하겠다. 

-내년 시즌 목표는
▲지금은 없다. 일단 팀을 잘 추스르는 것이 먼저다. 이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다.
 
▲ 신영철 사장(왼쪽)과 이만수 SK 감독. 사진=SK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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