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럴까]2009년판 SK가 2007년 보다 불리한 이유

백호 기자I 2009.10.19 11:01:37
▲ 지난 16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폭투를 틈타 정상호(SK)가 홈을 파고들다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사진제공=KIA타이거즈]

[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SK가 먼저 2패를 당했다. 그래도 아직 승부의 추가 확실히 기울었다고 말하기는 망설여진다. SK는 2년 전인 2007년에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2패를 당한 뒤 4연승을 하는 저력을 보여준 바 있기 때문이다. 조범현 KIA 감독도 2차전 승리 후 SK의 이와 같은 과거를 언급했다.

물론 SK가 2007년과 같은 일을 또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2009년 지금의 SK가 2007년 당시의 SK와 상당히 다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2007년에 먼저 2패를 한 SK도 물론 어려운 입장이었지만, 적어도 지금의 SK보다는 여러 면에서 덜 나쁜 상황에 처해 있었다. 2009년의 SK가 승부를 뒤집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2007년 SK에 비해 2009년 SK가 더 힘든 이유 2가지를 생각해 보자.

1. 정규시즌 1위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다. 2007년 SK는 정규시즌 1위를 해 한국시리즈에 선착해 있었다. 한국시리즈가 시작되기 전까지 투수와 야수는 모두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6차전으로 끝난 한국시리즈 동안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들은 모두 능히 자기 공을 던질 수 있었다.

반면 2009년 SK는 정규시즌 2위를 해 플레이오프를 거쳤다. 플레이오프는 5차전까지 치러졌다. 노게임 된 경기까지 합하면 플레이오프에서 5.5경기쯤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SK는 먼저 2패를 당했기 때문에 3차전부터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펼쳤다. 3인 로테이션으로 움직인 선발진이나 물량전을 치른 불펜이나 모두 지쳤다. 물론 야수들도 지쳤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정규시즌 1위 팀은 거의 대부분 한국시리즈 우승을 가져간다. 체력 면에서 우위에 서기 때문이다. 2007년 SK는 체력 면에서 어드밴티지를 가졌고, 2009년 SK는 심각한 핸디캡을 뒤집어쓰고 있다.

2. 강한 상대 선발이 셋이다.
2007년 SK는 1승 2패이던 4차전에 신예 김광현이 두산 에이스 리오스를 꺾으면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 그해 리오스는 페넌트레이스 MVP에 오르며 지존의 위치에 있었다.

그 대신 두산엔 리오스 외에 위력적인 선발 투수가 없었다. 2선발이 랜들, 3선발이 김명제였다. SK는 2선발, 3선발 싸움에서는 우위에 설 수 있었다. 리오스를 꺾은 SK는 5~6차전까지 가져갈 수 있었다.

반면 2009년 SK는 넘어야 할 산이 셋이나 된다. KIA에 MVP급 선발투수는 없다. 그러나 국내 톱클래스의 1~3선발 로페즈, 윤석민, 구톰슨이 줄을 서 있다. 이 셋 중 하나를 꺾는다고 해도 2007년처럼 승기를 가져오기 어렵다.

SK는 1~3선발이 모두 KIA 1~3선발보다 약하다. 아니, SK의 1선발이 KIA의 3선발보다도 약한 형국이다. 역전을 노릴 틈새가 매우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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