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연기자를 꿈꾸다 지금은 모델 에이전시 일을 하는 J씨(27)를 만난 것은 지난해 이맘 때쯤이었다.
연예계 실상을 밝히는 기획시리즈를 준비하면서 만난 그녀는 자신이 겪은 연예계 뒷이야기를 가감없이 들려주었고 그 내용은 다분히 충격적이었다.
그녀가 겪은 것은 한 편의 소설 같은 이야기였지만 그녀는 이런 일들이 연예계에선 너무나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때 연기자를 꿈꿨지만 지금은 포기하고 다른 인생을 산다. 지방에서 올라와 5년 넘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예인을 꿈꿨던 그녀가 꿈을 접은 이유는 몸과 마음에 치유 불가능한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금전적인 손해도 컸다.
우연한 기회에 온라인 배우 오디션에 지원했던 게 불운의 시작이었다. 서울에 별다른 연고가 없었던 그녀는 인맥은 물론이고 정보 또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온라인 오디션에 지원해 합격했지만 그것 또한 사기였다.
형식적인 오디션을 통과한 J씨는 이후 6개월간 트레이닝을 받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같은 소속사의 연예 지망생중 한 명이 몸로비로 방송출연을 준비중이라는 이야기가 그것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설마' 하는 생각에 단순 루머로 치부하고 다른 지망생들과 함께 연기 수업에 매진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늦은 밤 기획사 대표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게 됐다.
기획사 대표는 다급한 목소리로 “너희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열 명의 지망생들중에서 세 명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이니 빨리 저녁식사 자리로 나오라”고 요구했다.
“방송에 출연하고 싶으면 나오라”는 말에 의심없이 합석한 자리에는 J씨의 친구 그리고 몸로비 의혹을 받았던 또다른 연기 지망생도 함께였다.
J씨는 식사에 이은 2차 술자리에서 기획사 대표가 소개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2차 가라오케 룸에 들어가니 그때부터 사람들이 변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자신을 감독이라고 밝힌 한 사람이 대뜸 제 손을 마구 끌어 당기더니 꿈이 있으면 여기서 끼를 발산해보라며 은근히 노출을 강요하는데 얼마나 놀랐는 줄 몰라요.”
당시 현장에서 J씨는 스킨십은 기본에 연기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을 유혹해보라는 황당한 주문까지 받았다고 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화보를 찍으려면 가슴이 커야 된다”며 스스럼없이 가슴을 만지기도 했다고 한다.
충격을 받은 J씨는 다음날부터 바로 기획사를 나가지 않았지만 일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소속사로부터 계약위반인만큼 소송을 할 수도 있다는 황당한 전화를 받게 된 것.
J씨는 고민 끝에 경찰에 이 사실을 털어놓았고, 경찰의 도움으로 소속사 대표를 사기와 성추행 혐의로 고소, 당시 소속사 대표는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중이다.
J씨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신인들의 심리를 이용해 몸과 마음 그리고 금전적인 손해를 주는 악덕 기획사 대표들은 지금이라도 뿌리를 뽑아야 된다”면서 “연예계 지망생들은 성공이라는 꿈을 접기가 쉽지 않아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채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런만큼 이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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