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엔트리의 최고 화제는 단연 백차승(샌디에이고)이었다.
백차승은 청소년대표 시절이던 지난 1998년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태업을 했다는 이유로 국가대표 영구제명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또 2005년엔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자연스럽게 논란이 불거졌다. 일단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크게 울리고 있다. 부모의 국적만으로도 대표자격이 주어지는 WBC 규약상 대회 참가는 가능하겠지만 국적을 포기한 선수는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백차승이 미국 시민권을 택하며 병역 의무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한국 국적을 포기해 입국마저 불가능해진 가수 유승준의 예를 들며 강하게 반발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백차승을 대표팀에 합류시킬 경우 앞으로 유사한 사례들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반대편 주장도 나름의 논리를 갖고 있다. 보다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백차승에게 사죄의 기회를 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넓은 이해를 바라고 있다.
백차승의 합류가 대표팀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류현진 김광현 등이 버티고 있는 좌완투수 라인에 비해 우완 투수들의 비중이 떨어지는 것 역시 엄연한 현실이다. 만에 하나 박찬호가 불참할 경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백차승의 경험은 더욱 절실해진다.
이처럼 백차승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에는 두가지 관점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백차승 등판 경기의 중계에 대한 논란에서도 예견된 일이었다.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갖고 있는 엑스포츠는 그동안 백차승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를 고정적으로 편성했다.
그때마다 엑스포츠 게시판은 팬들의 항의로 도배가 됐다. 대세는 물론 중계를 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특히 '코리안 메이저리거'라는 수식어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시청자가 많았다.
그러나 현실은 또 달랐다. 백차승 등판 경기 시청률이 동시간대 다른 경기 시청률을 크게 앞섰던 것이다. 엑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비난하는 팬들도 많았지만 확실히 백차승 경기의 시청률이 잘 나온다. 그의 국적에 상관없이 한국인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차승의 대표팀 합류는 좀처럼 접점을 찾기 힘든 사안이다. 과연 백차승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나아가 WBC에서의 맹활약으로 국민들의 성난 마음을 달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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