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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안방극장에서 작가 파워가 날로 빛을 발하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 여부는 극본을 맡을 작가에게 물어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
과거에는 드라마의 제목 앞에 주인공 이름이 붙어 ‘누구의 드라마’라는 식으로 불렸으나 이제 그 이름을 극본을 맡은 작가들이 대신할 정도로 작가들의 파워는 인정을 받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들 중에도 KBS 2TV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앞에는 김수현 드라마, SBS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에는 문영남 드라마, MBC 일일드라마 ‘아현동 마님’에는 임성한 드라마라는 말이 붙는다.
특히 ‘엄마가 뿔났다’에는 이순재, 백일섭, 김혜자, 강부자, 신은경 등 쟁쟁한 연기자들이 출연하고 ‘조강지처클럽’은 오현경이 10년 만에 연기 복귀를 한 드라마지만 시청자들은 작가의 이름을 드라마 앞에 붙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톱클래스로 분류되는 스타들이 출연하는 드라마도 시청률에서 쓴맛을 보기 일쑤지만 스타 작가들이 집필한 드라마는 반드시 스타급 연기자가 출연하지 않아도 인기 드라마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시청률 20%는 담보하기 때문이다.
스타 연기자인 권상우, 이요원을 앞세운 KBS 2TV ‘못된 사랑’, 장혁과 이다해의 SBS ‘불한당’ 모두 치열한 시청률 경쟁에서 한자릿수 시청률로 고개를 숙인 점을 감안하면 작가 파워를 앞세운 드라마들의 선전은 눈부시다.
TNS미디어코리아의 2월 11일부터 17일까지 주간시청률에 김수현 작가의 ‘엄마가 뿔났다’는 27.1%, 임성한 작가의 ‘아현동 마님’은 24.4%, 문영남 작가의 ‘조강지처클럽’은 22.9%를 각각 기록했다. 이 드라마들 역시 시청률 경쟁을 벌여야 하지만 그 틈바구니에서도 소위 말하는 ‘기본’은 넘고 있다.
이 작가들은 굳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만한 멋진 남자 주인공과 예쁜 여자 주인공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탄탄한 구성에 각기 나름의 양념을 더해 시청자들이 채널을 고정시키도록 만들고 있다.
리모컨으로 채널을 바꾸는 시대가 되면서 아무리 인기 있는 스타가 출연해도 스토리가 재미없으면 쉽게 채널 변경을 하는데 이 작가들의 드라마는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한두 작품으로 반짝 인기를 끌었다고 해서 작가에게 ‘스타’라는 단어가 붙지는 않는다.
김수현 작가의 경우 ‘내 남자의 여자’, ‘사랑과 야망’, ‘부모님 전상서’, ‘청춘의 덫’ 등 수 많은 드라마의 인기를 주도했다. 문영남 작가도 ‘소문난 칠공주’, ‘장밋빛 인생’, ‘애정의 조건’ 등, 임성한 작가도 ‘보고 또 보고’, ‘인어아가씨’, ‘왕꽃선녀님’, ‘하늘이시여’ 등의 시청률 고공비행을 이끌었다. 이 작가들은 그동안 스타라고 불릴 만한 입지를 다져온 것이다.
이제는 연기자들도 작가의 이름을 보고 출연여부를 결정할 정도가 됐다. 스타 연기자도 작가에 의존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처럼 작가들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대우도 높아졌다. 일부 스타 작가들은 웬만한 스타급 연기자의 출연료 못지않은, 회당 2000만원 대의 작가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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