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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유니콘스 매각 협상 '두번 모두 KO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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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 기자I 2007.11.21 20:02:30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현대 유니콘스 매각 협상이 또 다시 물거품이 됐다. 지난 2월 농협에 이어 21일 STX와 협상까지 백지화되며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두번 모두 비슷한 시나리오로 전개됐다. 농협과 STX 모두 처음엔 분명한 인수 의사가 있음을 밝혔지만 정식 계약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주목할 것은 농협과 STX 모두 유니콘스 인수 협상을 통해 적지 않은 소득을 올렸다는 점이다.

유니콘스 인수 의사가 있음을 밝힌 뒤 수 많은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다. 대부분 장밋빛 전망으로 도배가 됐다. 마침 두 기업 모두 홍보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시점이었다.

농협은 금융 부분을 강화하며 이에 대한 홍보가 절실히 요구됐다. 증권사를 인수해 NH 증권을 탄생시켰지만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 유니콘스 인수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단박에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농협의 움직임에 둔감했던 사람들도 "농협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려 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금융 부분의 이미지 제고에 있다"는 사실을 수많은 매체의 기사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물론 농협은 돈 한푼 들이지 않았다.

STX의 경우도 그렇다. STX는 조선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이다. 소비재 산업에 중점을 두지 않아 중견 기업임에도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건설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일류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홍보가 필요했다. 프로야구단은 매우 좋은 소재였다.

비록 유니콘스 인수는 무산됐지만 STX 또한 소정의 성과를 거뒀다. 역시 프로야구 팬을 중심으로 STX가 무엇을 하는 그룹인지 또 앞으로 어떤 방향설정을 하고 있는지 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수 무산으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기는 했지만 그 보다는 한국 프로야구의 만성적 적자 구조가 더 부각됐다. 또 얻어간 홍보 효과에 비하면 그 정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것은 KBO뿐이다. 유니콘스의 새로운 주인을 찾는 작업은 하루가 급하지만 결국 1년이 다 돼가도록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KBO는 "대안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장은 7개구단으로의 회귀를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협상이란 성사 여부와는 별개로 서로가 균등한 입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KBO는 두 차례의 큰 싸움에서 모두 상처만 얻었다. 상대는 매번 두둑한 성과를 거두고 휘파람을 불며 돌아갔는데 말이다. 두 기업을 원망하기에 앞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부터 고민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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