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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먼저 전화하려고 했는데, 시상식 끝나자마자 전화가 왔어요.” -정상원 스포츠웨이브 대표.
‘대기만성’의 대표선수가 된 배소현(31)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배소현은 18일 경기도 안산시 더헤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시즌 2승을 거두면서 올해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프로 데뷔 8년 만에 첫 승을 거둔 뒤 3개월 만에 두 번째 우승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 때까지만 해도 배소현에 쏠리는 관심이 많지 않았다.
2011년 프로가 돼 6년 뒤인 2017년 KLPGA 투어를 밟았다. 그리고 7시즌 동안 우승이 없었다.
KLPGA 투어에 올라와서도 첫 2시즌 동안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2017년 상금랭킹 101위, 2018년 100위에 그치면서 다시 2부 투어로 떨어졌다. 2020년엔 정규투어를 병행했지만, 상금랭킹 101위로 두각을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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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소현을 지도하는 이시우 스윙코치는 배소현을 “정말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승 하루가 지난 뒤 “오늘은 프로암 행사에 갔고 내일은 오전에 연습장으로 나와서 훈련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시우 코치의 눈에 비친 배소현은 꾸준하고 성실함의 대명사다. 그는 “대부분의 선수가 2부 투어로 떨어지면 실망하고 낙담하기 마련이다. 배소현 선수도 그런 시기가 있었다. 함께 운동하는 동안 고진영, 박현경 등 다른 선수가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래도 본인이 해야 할 건 다 하는 꾸준한 선수였다”라며 “(다른 선수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는 실망하고 있었을지 모르겠으나 티를 내지 않았고, 1부를 뛰나 2부 투어에서 활동하더라도 묵묵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왔다. 그런 노력이 지금의 우승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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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치는 “마인드가 상당히 낙천적인 선수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계속될 것 같다”라며 “나이가 들면 어느 순간에 한계에 다다를 수 있지만, 3~4년 정도는 더 발전 가능성이 있다. 지금도 투어엔 박주영, 안송이 같은 30대 중반의 선수가 활동 중인데, 배소현 선수 역시 생각보다 투어에서 오래 활동할 선수가 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더헤븐 마스터스 우승 시상식이 끝난 뒤엔 수영장에 빠지면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이 코치는 배소현과 함께 물에 뛰어들었다.
배소현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정상원 스포츠웨이브 대표는 이 장면을 TV를 통해 지켜봤다. 지난해까지 우승이 없던 선수가 올해 두 번이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려 기쁜 마음에 축하전화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배소현에게 먼저 전화가 왔다.
정 대표는 “배소현 선수는 (성실하고 예의 바른) 그런 선수다”라며 “제가 축하전화하려고 기다고 있었는데 오히려 먼저 전화가 왔다. 정신이 없었을 텐데 먼저 전화가 와서 고마웠다. 작년 생일에는 선물을 챙겨줄 정도로 마음이 따뜻하다. 우리 선수입니다”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자랑했다.
배소현은 24일부터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에서 막을 올리는 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한화클래식에서 시즌 3승에 도전한다. 첫날 상금랭킹 1위 박현경, 디펜딩 챔피언 김수지와 경기에 나선다. 배소현을 포함한 셋은 모두 이시우 스윙코치의 지도를 받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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