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우승 박성현 “기다려준 동료에게 밥을 한 끼 살 것”

주영로 기자I 2019.07.01 09:11:33

LPGA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18언더파 정상
3월 HSBC 챔피언십 이어 4개월 만에 우승
18번홀에서 버디 잡아내며 1타 차 신승
여자골프 세계랭킹 13주 만에 1위 탈환
박인비, 김효주 1타 차 공동 2위..허미정 6위

박성현이 1일(한국시간)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째를 달성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기다려준 선수들에게 밥을 한 끼 사야 할 것 같다.”

4개월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박성현(26)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축하해준 동료에게 한턱 쏘겠다는 말로 우승을 자축했다.

1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나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마지막 날 3라운드. 박성현은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합계 18언더파 195타로 박인비(31), 김효주(24), 다니엘 강(미국·이상 17언더파 196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17번홀까지 4명이 공동 선두를 이뤄 연장을 눈앞에 뒀다. 마지막 18번홀(파5) 경기를 남긴 박성현의 손에 모든 게 달렸었다. 길지 않은 파5 홀이었기에 장타자인 박성현에겐 유리했다. 박성현은 힘차게 드라이브샷을 했다. 잘 맞은 공은 페어웨이에 떨어져서도 한참이나 굴러간 뒤 멈췄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164야드. 아이언을 꺼내 든 박성현은 2온을 시도했고, 공은 홀을 지나 그린에 멈췄다. 2퍼트만 하면 우승을 하게 되는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전날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가 된 박성현은 우승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박성현은 “우승을 굉장히 기다리고 있다”며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우승에 큰 의미를 뒀다. 2017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박성현은 첫해 3승, 지난해 2승을 올렸다. 올해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이후 거듭된 부진의 시간을 보냈다. 4월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로 열린 ANA 인스퍼레이션부터 5개 대회에서는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하면서 세계랭킹 1위에서 내려와 4위까지 떨어졌다. 지난주 끝난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부활의 신호를 켰다. 대회 2년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으나 준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그동안 말썽이던 퍼트 감각을 회복해 이번 대회에서 우승에 대한 기대가 컸다.

간절함이 경기로 이어졌다. 그린에 올라선 박성현은 신중하게 그린을 살핀 뒤 퍼트를 했다. 홀을 향해 굴러가던 공은 조금 지나 30cm 지점에 멈췄다. 우승을 예약한 쐐기 퍼트였다. 박성현은 침착하게 마지막 퍼트를 하며 버디를 기록,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이후 약 4개월 만에 시즌 2승에 성공했다. LPGA 투어 개인 통산 7승째를 거뒀고, 4월 고진영(24)에게 내줬던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되찾았다.

박성현은 “경기 초반 기회가 왔을 때 많이 놓쳐서 아쉬웠다”며 “17번홀에서 동타인 걸 봤고, 마지막 홀을 남겨둔 김효주 선수가 버디를 할 수 있기에 나역시 꼭 버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랭킹 1위에 있으면서 부담이 됐던 적도 있지만, 1위가 되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며 “우승을 축하해주기 위해 기다려준 선수들에게 맛있는 밥을 사고 싶다”고 기뻐했다. 우승상금 30만 달러를 추가한 박성현은 시즌 총상금 114만4083달러를 획득, 상금랭킹 4위로 올라섰다.

박성현의 앞 조에서 경기를 한 김효주는 18번홀에서 두 번째 친 공이 그린 뒤 벙커에 빠졌고, 3타째 공을 그린에 올렸으나 버디에 실패해 박인비, 다니엘 강과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했다. 허미정(30)은 공동 6위(15언더파 198타), 양희영(30)과 제니신(27)은 공동 9위(14언더파 199타)에 올랐고, 고진영(24)은 공동 18위(12언더파 201타)로 대회를 마쳤다.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고진영은 13주 만에 여왕의 자리를 내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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