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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PD의 연예시대②]글로벌 시대, 韓대표 브랜드가 없다

윤경철 기자I 2009.12.21 10:48:20
▲ 김윤진-비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사례1)올 초 영화 '작전명 발키리'의 프로모션을 위해 한국을 찾은 주연배우 톰 크루즈는 자신의 별명 ‘친절한 톰아저씨’에 관심을 보였다. 또 함께 한국을 찾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한국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아버지가 한국전에 참전한 참전 용사여서 한국에 간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좋아하셨다”면서 “한국전쟁 당시와 한국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알려드렸더니 굉장히 흥미로워하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톰 크루즈와 브라이언 싱어 감독 모두 기억에 남는 한국 배우나 영화에 대해선 별 이야기가 없었다.

사례2)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한 대표적 지한파 배우 소피 마르소는 "비빔밥과 김치가 제일 좋다"라고 밝히며 한국 음식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소피 마르소는 "한국 음식 중 가장 좋아하는 것"에 관한 질문에 비빔밥을 "빔빔밤노, 빔밤밤"이라며 말을 더듬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정확한 발음으로 '김치'라며 비빔밥과 김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배우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연예계 브랜드 가치가 예상외로 낮아 이미지 제고를 위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류 열풍과 국내 언론의 요란함과 달리 해외 스타들은 인지하고 있는 국내 영화나 연예인들이 전무한 상태다. 톰 크루즈, 휴 잭맨 등 올 한국을 방문한 스타들은 김치, 불고기, 비빔밥 등 한국 음식에 대해선 잘 알고 있었지만 국내 연예인 등에 대해선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가하면 얼마 전인 지난 7월 국가브랜드위원회와 지식경제부가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서도 한류를 대표한다는 한국 드라마가 한국 기술력과 한국 음식보다 낮은 순위였으며 구체적인 연예인에 대한 언급은 더욱 없었다.

세계시장에 국내 연예인들의 이미지가 낮은 것은 중국,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외 진출 특히 빅 마켓인 미국 시장 진출이 미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공포영화 ‘링’의 일본 나카다 감독, 중국계 오우삼, 이안 감독 등이 할리우드에서 활약을 펼쳤던데 반해 국내 감독들은 미국 시장에서 미진했다. 또 배우들의 경우도 청룽, 공리, 주윤발, 이연걸 등이 맹활약하는데 반해 국내 스타들은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연유로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에서 나타난 한국의 모습은 같은 아시아의 중국, 일본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한국은 영화의 주요 소재가 아닌 ‘양념’에 불과했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할리우드 연착륙에 성공한 비의 활약은 가뭄 속에 단비라 할 수 있다. 비 역시 데뷔 초기에는 그 자신보다 북핵이나 태권도를 하는 나라의 배우로 평가됐지만 이후 '스피드 레이서’ ‘닌자 어쌔신’ 등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쳐 인지도를 높였다.

실제 할리우드 스타 패리스 힐튼, 오마리온, 크리스 브라운 등이 자신들의 트위터에 비가 출연한 영화가 재미있다고 비에 호감을 드러냈으며 영화 ‘트랜스포머‘의 섹시 배우 메간 폭스는 그를 이상형으로까지 꼽기도 했다.

비와 마찬가지로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해 열연했던 김윤진의 활약상도 국내 연예인의 브랜드를 한 단계 올렸다고 볼 수 있다.

일본에 국한되고 있지만 ‘욘사마’의 인기 역시 글로벌 브랜드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특히 미국 대중문화가 누리던 인기를 그가 빼앗아 갔다는 미국의 시각이 드러나면서 그의 가치는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 몇 년 전이긴 하지만 미국의 전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전면을 할애해 “일본의 중년부인들이 소녀시절의 비틀즈처럼 배용준을 보기위해 줄을 잇고 있으며 이미 로버트 레드포드의 인기마저 능가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연예관계자들은 “얼마 전 모 예능프로그램이 뉴욕에서 겪었던 것처럼 국내 연예인들에 대한 해외, 특히 미국 시장의 인지도는 전무하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보다 많은 연예인들이 국내 시장에 안주하기보다는 해외로 나가 파이를 키우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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