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관록 밴드가 교류/직류로 뿜어내는 고압전력 헤비메탈의 괴력은 두려울 지경이다. 음반은 발매와 동시에 미국·영국·호주·일본 등 전세계 29개국에서 동시에 차트 1위에 올랐다. 신보와 이미 발매된 음반 판매량을 합치면 올 한해 AC/DC는 총 1000만장 이상을 팔았다. 총 누적 판매량 역시 2억장을 넘어 레드 제플린을 이미 제쳤고 비틀스(누적 판매량 1위)마저 거꾸러뜨릴 기세다.
AC/DC는 1973년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앵거스 영(Young·53)과 그의 형 말콤 영(55)이 주축이 돼 결성한 밴드다. AC/DC란 이름은 앵거스의 교복을 직접 만든 어머니의 전기 재봉틀에 써 있던 글씨에서 따왔다. AC/DC가 '양성애자'란 뜻의 속어라고 해서 밴드 초기에 몇몇 해프닝이 있었고, '반기독교 악마의 자식들(Anti-Christ Devil's Children)'의 약자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AC/DC는 새 음반 발매 이전 공개한 첫 싱글 '로큰롤 트레인(Rock'n'Roll Train)'에서 이미 선보였듯이, 화강암처럼 단단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들의 매력은 블루스에 기반한 헤비메탈에서 크지 않은 진자운동을 하는 '지속가능 메탈'에 있다.
모든 신곡에서 앵거스의 깁슨 SG 기타는 전혀 녹슬지 않았다. 브라이언 존슨(61)의 보컬은 나이를 감안하면 아직도 놀라운 수준이다. 다만 명반 '백 인 블랙(Back In Black)' 수록곡 '인젝트 더 베놈(Inject the Venom)'에서 들려준, 로버트 플랜트를 능가하는 파워는 회복하기 어려울 것 같다.
AC/DC는 이미 미국 투어를 시작했고 내년 4월까지 투어 일정이 잡혀 있다. 앵거스가 연주하는 '선더스트럭(Thunderstruck)'의 신출귀몰 해머링을 한국에서도 볼 수 있길 바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