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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전문가가 ‘좋은 작품’이라 평가한 드라마들은 어떤 특징들을 갖고 있을까?
12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에서 독립제작사협회가 주최하는 제8회 KIPA상 시상식이 열렸다. 독립제작사협회는 국내 프로그램 제작사 170개사가 회원으로 소속된 방송제작 전문 사단법인이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방송위원회 심의위원인 최충웅 경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각각의 작품에 대한 수상선정 이유를 통해 방송 전문가들이 바라는 드라마상을 제시했다.
◇ '황진이', 새로운 영상언어의 창출가능성 돋보인 작품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은 올리브나인이 제작한 ‘황진이’였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KBS2TV를 통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황진이’는 조선시대 예인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황진이의 일대기를 보여준 작품으로 KIPA상의 대상인 방송위원장상을 받았다.
최 위원장은 “정사에는 기록되지 않았던 황진이를 드라마가 가진 고유의 상상력으로 복원해냈다”며 “특히 조선사회의 서화와 음률, 춤 등 우리 전통의 문화를 우리고유의 색감으로 잘 표현해내 드라마의 진면목과 새로운 영상언어의 창출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황진이’는 KIPA 대상 뿐 아니라 몬테카를로TV페스티벌에서 미니시리즈 부문 본선에 진출하며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 또한 지난 3일 폐막한 제32회 골든체스트상에선 황진이로 분한 하지원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골든체스트상은 불가리아 국영방송 BNT가 주관하는 국제 TV상으로 동유럽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다.
◇ '거침없이 하이킥', 다양한 장르 변용, 새로운 시도 참신
지난 해 11월 MBC에서 처음 방영된 이후 ‘하이킥 신드롬’을 남기며 올해 7월 종영한 초록뱀미디어의 ‘거침없이 하이킥’도 전문가들이 꼽은 좋은 드라마였다. KIPA 최우수드라마상을 수상한 ‘거침없이 하이킥’은 기존의 시트콤이 답습하던 젊은 층 중심의 연애담에서 탈피, 여러 가지 장르를 변용하는 새로운 시도가 전문가들에게 높은 점수를 얻었다.
최 위원장은 “일상 에피소드 뿐만 아니라 성장드라마와 추리극 등의 형식이 한 드라마에 녹아 있었다”며 “특히 개별 캐릭터들이 강하고 드라마 출연 배우들의 열정과 호흡도 남달랐다”는 점도 ‘거침없이 하이킥’의 도드라진 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 '하얀거탑', 리얼한 인간세계에 대한 심층 묘사 눈길
출세에 대한 욕망이 남다른 외과의사 장준혁의 모습을 다룬 MBC ‘하얀거탑’도 전문가들이 꼽은 좋은 드라마였다. 김종학프로덕션이 제작하고 안판석 PD가 연출을 맡은 ‘하얀거탑’은 KIPA 연출상을 받았다.
최 위원장은 “그간 TV 미니시리즈 중에는 삼각관계를 비롯해 가벼운 트렌디 풍의 주제를 다룬 진부한 작품이 많았다”며 “‘하얀거탑’은 이런 진부함에서 벗어나 리얼한 인간세계를 생생한 현장감을 바탕으로 잘 묘사했다”고 수상이유를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인간군상의 여러 가지 이면을 탁월하게 드러낸 점 역시 연출상을 주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 '히트', 드라마의 디테일 제대로 살려낸 카메라 기법 수준급
연석돌 촬영감독이 촬영한 김종학프로덕션의 ‘히트’는 촬영상을 받았다. 최 위원장은 “드라마의 디테일과 템포감이 카메라 속에 잘 나타났다”며“장쾌함을 무기로 내세울 수 있게 한 촬영은 범죄와 수사진의 긴장감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묘사한 ‘히트’에 힘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KIPA상을 수상한 네 작품의 특징을 통해 전문가가 보는 좋은 드라마의 요건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과거의 역사적 인물을 우리 고유의 영상미학과 탁월한 연기로 복원한 ‘황진이’처럼 드라마 장르만의 상상력과 매력을 발휘한 작품이 전문가들이 첫 선에 꼽는 좋은 드라마의 요건이다.
‘거침없이 하이킥’처럼 기존의 형식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시트콤의 영역을 개척한 것도 전문가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얀거탑’ 역시 멜로의 답습에서 벗어나 인간군상의 다양한 측면을 리얼하게 보여준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데 주효했다.
‘히트’에서 보여준 영화 못지않은 스케일과 긴박감을 선보였던 화면도 좋은 드라마의 요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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