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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방송한 MBC 월화 미니시리즈 ‘위대한 유혹자’(극본 김보연, 연출 강인 이동현) 1,2회는 권시현(우도환 분)-최수지(문가영 분)-이세주(김민재 분)가 벌이는 발칙한 스캔들과 함께 시작됐다.
이날 시현은 아버지 권석우(신성우 분)가 호감을 느낀 변호사 지영(한선화 분)에게 정체를 숨긴 채 접근, 두 사람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이어 졸업식 현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중학생 시절 수지에게 상처를 줬던 미술 교사를 위한 복수였다.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미술 선생님 애인의 불륜을 생중계했다. 세주와 함께 클럽에 놀러간 시현은 고교동창인 고경주(정하담 분)의 엄마인 정나윤(이영진 분)과 어울렸다. 해당 장면은 상류사회 네트워크에서 시현과 나윤의 ‘엄친아 스캔들’로 오르내렸다.
인생의 쓴 맛도 봤다. 수지는 ‘썸’을 타던 로펌 집안의 자제 이기영(이재균 분)에게 수치를 당했다. 기영은 수지에게 남녀 사이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수지의 집안을 폄하하며 “앞으로는 좀 현실적인 상대를 고르시라고 조언해드려라”며 수지의 엄마인 명미리(김서형 분)까지 모욕했다. 시현은 줄곧 불화를 겪던 석우로부터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출가 통보를 받았다. 그러면서도 쇼윈도 가족으로 살 것을 종용 받았다. 넋을 놓고 걷던 시현의 곁을 은태희(박수영 분)가 스치듯 지나갔다.
수지는 시현-세주에게 복수를 제안했다. 기영과 달콤한 분위기를 연출하던 첫사랑 태희, 기영의 정략혼 상대자인 삼영식품 막내딸 박혜정(오하늬 분) 모두 빼앗자는 내용이었다. 아버지와의 사건으로 인한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시현은 빠지겠다며 자리를 떴다. 행사장으로 돌아온 시현-수지-세주가 석우와 미리의 기습적인 약혼 선언을 목격하며 1,2회가 마무리됐다.
이처럼 ‘위대한 유혹자’는 첫 방송부터 인상적인 줄거리를 펼쳐 나갔다. 화려한 상류 사회를 배경으로 방종에 가까운 일탈을 일삼는 주인공들은 미국 CWTV 드라마 ‘가십걸’을 연상시켰다. 동창의 엄마와 키스를 나누는 식의 설정, 강렬한 색조명이 돋보이는 영상미 등은 기존 지상파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요소였다.
일각에선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고 반응했다. 세 사람은 갓 스무 살이 된 성인이었지만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과 다르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고민은커녕 자신들의 감정에 충실했다. 길티 플레져로 묶인 시현-수지-세주의 우정도 의아했다. 풋풋한 청춘 배우들이 포진해 강렬한 비주얼로 채웠지만, 그것이 전부라는 지적이다.
일단 첫 회 시청률은 3.6%, 3.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다. 동시간대 방송한 SBS ‘키스 먼저 할까요’(8.5%, 10.4%), KBS2 ‘라디오 로맨스’(2.9%)와 비교하면 2위다. 1위인 ‘키스 먼저 할까요’와 비교하면 1/3이다. 청춘들의 로맨스가 어른들의 로맨스를 이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위대한 유혹자’ 3,4회는 13일 오후 10시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