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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4일, XIAOMI ROAD FC 033이 끝나고 ‘흑곰’ 박정교(38·박정교흑곰캠프)가 남긴 말이다. 당시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박정교는 가장으로서, 파이터로서의 진심을 이야기 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도 “항상 가족들을 위해서 노력하죠. 제가 버틸 수 있고, 시합에 뛸 수 있는 것도 가족이 있기 때문이에요”며 가족들의 대한 사랑을 전하기도 했다.
종합격투기에는 수많은 아버지들이 있다. 자신의 꿈과 가족들을 위해 훈련하고 전쟁터인 케이지 위로 올라간다. 아버지들도 사람이기에 지치고 힘들지만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달린다. 부양할 가족이 있다는 건 가장들에게 힘이 들기도 하지만, 박정교의 말처럼 초인적인 힘을 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10명의 자녀를 둔 대가족의 가장인 마이티 모(47·MILLENNIA MMA)는 1970년생임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한다. ROAD FC의 초대 무제한급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챔피언이기도 하다. 첫 타이틀전에서 최홍만을 꺾고, 챔피언에 등극했고, 1차 방어전에서는 카를로스 토요타를 제압하며 챔피언 벨트를 지켰다. 그는 자신이 챔피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로 가족을 꼽았다.
“저는 항상 우리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보면 없던 힘도 생겨요. 아이들을 부양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케이지에 올라가요. 아이들이 있기에 제가 힘을 낼 수 있죠”
‘러시안 킬러’ 김원기(33·MMA스토리)도 아버지의 투혼을 보여줬다. 지난 2월 11일 XIAOMI ROAD FC 036에서 샤밀 자브로프와 대결해 치아 2개가 부러졌음에도 선전했다. 부상도 그의 앞을 막을 수 없었다. 김원기는 아쉽게 판정패하긴 했지만, 훌륭한 경기력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김원기는 “솔직히 힘들었죠. 2라운드에 이미 이가 빠진 상태였어요. 세컨으로 들어온 (김)경표가 ‘형 유빈이 생각하세요’라고 말해줬어요. 딸 이름을 들으니까 힘이 났어요. 자식에게는 제가 우상이잖아요. 아빠가 수퍼맨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더 책임감이 생겨요. 아이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더 열심히 하게 돼요”라고 지난 경기의 투혼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ROAD FC 미들급 챔피언 차정환(33·MMA스토리)은 가족들과 관련된 챔피언 등극 당시의 스토리를 들려줬다. 차정환의 챔피언 등극은 ‘미들급 전 챔피언’ 후쿠다 리키와 대결한 XIAOMI ROAD FC 028. 차정환은 당시 늑골을 다치는 부상이 있었지만, 끝내 후쿠다 리키를 물리쳤다.
차정환은 “아이들이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됐었죠. 후쿠다 리키 선수와 할 때 늑골을 다쳤는데, 우리 아이들 생각하니까 포기할 수가 없더라고요. 아이들이 있으니까 부끄러운 시합하지 말자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경기뿐만 아니라 평소 생활에서도 가족들은 파이터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모든 순간이 가족들과 관련돼 있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게 파이터들의 설명이다.
김원기는 “가족들이 집에서도 지켜보면서 체육관에 가라고 해요. 마음이 나약해질 수 없어요. 감량할 때 정말 힘든데, 그때도 아이들을 보면 힘이 나요. 큰 딸이 8살, 둘째 아들이 5살, 막내 딸이 3살이에요. 특히 큰 딸은 체육관에서 내가 수업을 진행할 때 함께 있고 같이 영화도 보고, 노래방도 가고 PC방에도 가요. 항상 함께하기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어요”라며 웃었다.
차정환은 “큰 딸이 5살인데 아빠가 TV에 나오고, 챔피언이라고 친구들한테 자랑해요. 그럴 때보면 굉장히 뿌듯해요. 아이들이랑 산책가면 알아보고 사진 찍어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아이들이 신기하게 봐요. 아이들이 있으니까 더 힘이 나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