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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 후속편 ‘타짜-신의 손’ 연출을 맡은 강형철 감독의 말이다. 강 감독은 시리즈의 성공을 위해 ‘아귀’ 김윤석과 ‘고광렬’ 유해진을 8년 만에 부활시켰다. 여기에 고니의 조카로 2편의 주인공인 대길 역에 최승현을 중심으로 신세경, 이하늬, 곽도원, 오정세 등을 캐스팅해 시리즈에 새로운 느낌을 더했다.
최근 시리즈 영화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동시에 판을 키우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시리즈물은 할리우드에서 주로 차용해온 방식이다. 성공한 영화 속 인기 캐릭터를 기반으로 속편을 제작해 작품의 인지도와 함께 흥행 가능성을 높여왔다. 프랜차이즈 영화는 흥행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측면에서 투자를 받기에도 쉽다. 이 때문에 다음 이야기에 전편보다 시간상 앞선 내용을 다루는 프리퀄까지 방식 역시 진화해왔다.
그동안 한국영화에도 시리즈물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고괴담’과 ‘조폭마누라’ ‘가문의 영광’ 등이 시리즈로 만들어졌으나 저예산의 학원 공포물과 조폭 코미디 붐을 타고 만들어진 기획 영화라는 측면에서 파괴력은 크지 못했다. 이들 영화는 별다른 고민 없이 전편의 틀을 답습하는 방식으로 한국형 시리즈물에 대한 관객의 신뢰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최근 충무로에서 제작되고 있는 속편들은 규모가 커졌고, 장르 역시 다양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타짜-신의 손’이 8년 만에 다시 추석 극장가를 공략하는 데 이어 내년 설에는 코난 도일의 탐정소설 속 셜록 홈스와 왓슨 콤비를 연상케 했던 조선 시대 ‘명탐정’ 김명민과 ‘개장수’ 오달수가 4년 만에 다시 의기투합해 관객을 찾는다. ‘신세계’ 속편도 기대를 모으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이자성(이정재 분)과 정청(황정민 분)이 전남 여수에서 처음 만나 우정을 쌓는 6년 전 이야기를 그릴 예정으로, 현재 박훈정 감독이 시나리오를 집필 중이다. 무려 1600만 관객을 모은 ‘명량’의 흥행으로 김한민 감독이 꿈꿔왔던 이순신 3부작도 탄력을 받게 됐다.
해마다 5월 국내 극장가는 ‘마블의 달’로 통했다. 2007년 ‘스파이더맨3’를 시작으로 2008년 ‘아이언맨’, 2010년 ‘아이언맨2’, 2011년 ‘토르: 천둥의 신’, 2012년 ‘어벤져스’, 2013년 ‘아이언맨3’ 등 마블 코믹스의 인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들에 한국영화는 손 놓고 당해야 했다. 내년, 이 시기에는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 등이 모두 등장하는 ‘어벤져스’ 속편 ‘어벤져스: 에이즈 오브 울트론’이 개봉할 예정이다.
속편 혹은 시리즈물은 흥행작에 국한되는 태생 자체를 비롯해 영화 산업의 번창함과도 관련이 깊다. 최근 충무로에 시리즈물이 정착하기 시작한 것 역시 한국영화시장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런 측면에서 영화 관계자들은 ‘타짜2’ ‘조선명탐정2’ 등의 등장을 반기며 이 작품들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타자-신의 손’ 개봉을 앞둔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흥행한 영화의 속편을 만들 때에는 원작의 스태프들을 그대로 참여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시리즈물의 성공적인 안착은 고용 안정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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