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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숨겨온 아이가 둘"
V.O.S 박지헌의 깜짝 고백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지헌은 이틀 전 한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숨겨온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최초 고백했다. 그리고 하루 뒤인 11일 이 같은 사실을 공식 인정하는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로 배포하며 이례적으로 아들의 사진까지 전격 공개했다. 4년 간 연예활동을 위해 호적에도 올리지 않고 비밀에 부쳐온 아들이다. 물론 일부지만 이 같은 행태를 지켜보는 팬들의 마음은 그다지 편치 못했다.
박지헌이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이 같은 사실을 조심스레 털어놨을 때 일부 네티즌들은 그의 용기를 응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자신만의 안위를 위해 가족들을 기만하고 거짓으로 팬들을 우롱해온 그의 행동을 비난했다.
자식은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더없이 소중하고 귀한 존재다. 그런 아이를 부정하고 자신의 연예활동을 위해 6년이란 긴 시간을 당당하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온 박지헌의 행동은 분명 지탄받아 마땅하다.
특히 지난 해 말 MBC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예비사위 서바이벌 내 딸의 남자(이하 '내 딸의 남자')'에 예비사위로 출연한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은 더욱이 씁쓸함을 감추기 어려웠다.
'내 딸의 남자'는 장모가 예비 사위를 고르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리면서 요즘 시대의 결혼관 등을 살펴보는 오락프로그램이다. 장모는 '사위와의 데이트' 등 여러 이벤트를 통해 후보자의 진심을 알아보고 연예인 출연자 중 한 명을 예비사위로 점찍는다.
박지헌은 지난 해 12월26일 방송된 '내 딸의 남자'에 출연해 미녀 팝페라 가수를 딸로 둔 장모의 환심을 사려 애썼다. 탤런트 강지섭, 개그맨 황현희, 아이스하키팀 감독 김근수 등과 함께 경쟁자로 나선 박지헌은 자신의 솔로 히트곡 '보고싶은 날엔'을 '장모님 보고 싶은 날엔, 눈물나는 날엔, 가슴 뛰는 날엔 장모님 너무 그리워'라고 개사해 부르기까지 했다.
이미 아내에 아들까지 둔 박지헌은 전국민을 상대로 사기 방송을 한 셈이다.
당시 일과 관련 박지헌은 "제작진 쪽에서 먼저 의뢰가 왔고 당시만 해도 아이의 존재를 밝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거절하기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당시 일이 지금도 부끄럽다"는 말을 덧붙였다.
사실 박지헌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은 연예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통해왔다. 때문에 당시 방송을 본 연예 관계자들은 의아할 수 밖에 없었다.
박지헌은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네 살 된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이 대중에 공개되는 일만큼은 꺼렸다. 다른 V.O.S 멤버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전국민을 상대로한 지상파 방송을 통해서까지 너무도 자연스럽게 총각행세를 했다는 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그룹 홍보를 위해 방송 출연이 불가피했다면 V.O.S의 여타 총각 멤버 최현준, 김경록 등이 그 자리를 대신했어야 옳다.
게다가 박지헌은 스스로 용기를 내 숨은 가족을 자발적으로 공개했다기 보다 외부의 압력에 못이겨 가정사를 털어놓은 감이 없지 않다. 혼인신고도 않고 첫 아들을 아내의 호적에 올려두고 살았고, 아내 서씨가 둘째 아이를 임신해 출산을 코앞에 둔 상태에서 그는 벼랑 끝에 몰린 사람처럼 가정사를 공개했다.
최근 쥬얼리 등과 함께 자신을 스타로 키운 스타제국과 계약관계를 청산하고 신생 기획사 제이본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것도 가정사 공개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다. 제이본엔터테인먼트는 신생 기획사인만큼 경험이 부족할 수 밖에 없고 매니지먼트 능력 또한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예계 만연한 소문을 막아내기 역부족이라고 판단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 네티즌들의 응원처럼 그가 이제라도 자신의 소중한 가족을 떳떳이 세상에 공개하게 된 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가 의도적으로 범한 과거의 모든 잘못까지 어느 한순간에 깨끗이 덮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식은 천륜이다. 박지헌은 오랜시간 묵묵히 곁을 지켜준 아내와 자신의 네 살 된 아들, 그리고 곧 태어날 아이에게 먼저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팬들에게 용서를 구하기 앞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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