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는 최근 영화 ‘하이재킹’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21일 오늘 개봉하는 영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영화다. 1971년 발생한 여객기 납치 및 구출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여진구는 ‘하이재킹’에서 북한에 있는 형을 만나겠단 의지로 여객기 납치를 감행한 납치범 ‘용대’ 역을 맡았다. 그의 악역 도전은 데뷔 이후 처음이라 특히 관심을 끌었다. ‘하이재킹’에서는 납치범 용대의 감정과 상태를 살피며 최대한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무사히 착륙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는 부기장 태인 역의 하정우와, 여진구의 긴장감 넘치는 대치 상황이 몰입감을 유발한다.
여진구는 아직 미필인 만큼, 군 입대란 숙제를 남겨두고 있다. 그는 입대가 풀어야 할 숙제처럼 느껴질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지 않고 풀려있는 숙제”라는 대답으로 웃음을 안겼다. 그는 “뭐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풀려있는 숙제다. 선택의 여지 없이 군대는 그냥 가야 하는 곳”이라며 “아직 언제 갈지 계획 등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전까지 열심히 이것저것 준비 중이다. 이렇게 된 김에 최대한 작품도 많이 하고 팬들도 만나며 좋게 준비하고 싶다”고 담담한 심정을 전했다.
또 병역의 의무를 수행한 뒤 맞이할 30대를 향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스무살 때부터 차라리 30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며 “그때가 한창 내 스스로를 가두고 괴롭히던 때였다. 연기적으로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답답함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릴 때엔 오히려 연기를 흥미로운 놀이처럼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고, 이에 저란 사람을 바라보며 만들어지는 영화, 드라마들이 생기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 점점 더 연기가 어렵고 무겁게 느껴지더라. 잘 하고 분명히 표현하고 싶은 감정들에 욕심이 생기니 전처럼 연기를 즐기지 못하게 됐다. 현장에 가는 게 ‘내가 해야 할 숙제들이 엄청나게 쌓여있는 공간’을 가는 기분이었다”고 지난 시절을 되돌아봤다. 이어 “물론 스무살이 되었기에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아졌지만, 그만큼 많은 분들에게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압박을 느꼈던 것 같다”며 “그런 점에서 내가 앞으로도 계속 연기할 수 있다면, 10년 뒤 30살이 돼 내가 배우로서 살아남는다면 그땐 나만의 방식이나 탈출구가 생기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여진구는 “서른 살을 얼마 안 남긴 현 시점에선 제가 당시 생각보다 엄청 많은 경험들이 제게 쌓인 것 같다. 그래서 편안하기도 하고 오히려 30대가 기다려지기도 한다”며 “버티다보면 요령이 생기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걸 채웠다. 연기에 대한 제 스스로의 스타일, 방식이 어느 정도 확립됐고 여기에 더불어 앞으로 미래에 이렇게 선배가 된다면 이런 현장과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의 경험치가 쌓일 것이라곤 그땐 예상 못했다. 지금은 너무 행복하게 연기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성인이 된 후 20대 중반을 넘긴 현재까지 자신이 갖고 있는 ‘국민 남동생’이란 수식어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여진구는 “제가 지금은 아직 동생들보다 형, 누나들이 많기 때문에 국민 남동생이 맞다”는 대답으로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도 “제가 나이가 더 들어 동생들이 많아지는 나이가 되면 ‘여진구가 무슨 국민 남동생이야’란 소리를 듣지 않을까. 그 때가 얼마 안 남은 듯해서 즐기는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