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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트로트는 한국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수 진해성은 트로트에 이 같은 의미를 부여했다. 가사에 시대적 배경을 담은 노래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그 속에서 대중이 어떻게 인생을 살아왔는지도 나타낸다.
실제 1938년 발표된 김정구의 ‘눈물 젖은 두만강’ 속 ‘님’은 일제침략기 조국을 위해 싸우다 사라진 독립투사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전쟁 중인 1952년 발매된 신세영 ‘전선야곡’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소재로 한 진중가요다. 1953년 현인 ‘굳세어라 금순아’는 한국전쟁 휴전 무렵 전쟁과 분단으로 헤어진 사람들의 정서를 담았다. “트로트는 삶과 함께하는 리듬”이라는 진해성의 설명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진해성이 트로트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것도 자신의 삶 속에 한 부분을 차지하는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자동차를 운전할 때 늘 트로트 곡들이 담긴 카세트 테이프를 틀었고 어린 진해성은 그 노래들을 따라부르는 게 익숙해졌다. 중학생 때 학교 축제 무대에서 트로트를 불렀는데 학생들의 박수와 환호에 짜릿함을 느꼈고 진해성이 인생의 목표를 정하는 계기가 됐다. 부산에서 기획사에 들어가 연습생 생활을 시작할 때도 장르는 트로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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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전국노래자랑’을 비롯해 각종 지역 가요제 등에 ‘사랑 반 눈물 반’으로 출전해 입상까지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진해성은 “사랑에 대한 아픔을 밤하늘의 별 등 자연에서 위로받는다는 가사를 어르신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밤하늘의 저별들은 내마음 알까’ 등 간드러지게 치고 빠지는 부분은 재미있다는 평가도 받는다”고 말했다.
인기가 점차 생기면서 사명감도 갖게 됐다. 정통 트로트 가락이 대중에게서 잊혀지지 않도록 자신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방송 활동 기회가 적은 아쉬움은 여느 트로트 가수들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진해성은 그런 상황에서도 트로트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습생 시절 트로트로 버스킹을 했고 젊은 층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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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좋아하는 ‘효자 가수’라는 이미지도 갖고 싶지만 젊은 층이 정통 트로트에 익숙해지는데도 제가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통 트로트를 하면서도 중간중간 댄스 트로트 등으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 추천사 : 진해성은 20대 젊은 나이에도 정통 트로트에 관심이 많은 전통가요계의 기대주이다. 운동선수 출신이면서도 실용음악과에서 제대로 음악을 공부한 흔치 않은 이력을 갖고 있다. 안정된 호흡과 음악에 대한 높은 이해에 기초해 매력적인 저음으로 맛깔나게 트로트의 매력을 살리는 장점이 있다. 2016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에서 성인가요부문 남자신인상을 수상했고 2017년 KBS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했을 때 포털사이트 실검 1위에 오를 만큼 주목도가 높다. 2018년 새해 더 많은 성장이 기대되는 블루칩이다.(최영균 대중문화 평론가. 이데일리 문화대상 심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