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수교 22주년을 기념해 14일 중국 베이징 751 D·파크에서 개최된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가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드라마 한류, 댄스 퍼포먼스를 앞세운 아이돌 그룹 중심의 K팝 한류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2000석의 객석을 가득 메운 현지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기획력에 현지 업체들과 협력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이번 행사는 더그루브엔터테인먼트(대표 황동섭)가 콘텐츠를 기획했으며 주중한국문화원(원장 김진곤)이 콘서트 제작지원, 차이나뮤직(총재 런시아오펑)이 시스템과 중국가수 선정, 751 D·파크(총재 지펑)가 공연장 제공, 투도우(총재 양웨이동)가 마케팅 프로모션을 담당했다.
김종국을 비롯해 크레용팝, 에일리, 숙희, 박상민, 케이걸스, 신민철, 오유준 등 한국 가수들과 진린, 0086, 왕즈퍼이, 김택남, M4M, 쉬펑 등 중국 가수들이 함께 무대를 꾸며 의미를 더했다.
공연의 시작은 크레용팝이 알렸다. 크레용팝이 무대에 등장하자 남자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서 함성을 질러댔다. 크레용팝의 인기곡 ‘빠빠빠’에 남자 관객들은 함께 “뛰어 뛰어”를 외쳤다.
이어 중국의 진린이 남규리, 장우혁 등이 주연을 맡은 중국 드라마 ‘나의 기억을 잃어버린 여자친구’ OST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국의 오유준은 ‘앙큼한 돌싱녀’ OST ‘모르겠죠’와 함께 중국에서 인기를 끈 안재욱의 ‘친구’를 중국어 번안곡으로 선보여 호응을 이끌어 냈다. 배우 이민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영상이 나오자 객석은 또 술렁거렸다. F4 멤버 중 한명으로 출연한 김준과 함께 티맥스(T-MAX)로 활동하다 솔로로 나선 신민철이 ‘꽃보다 남자’ OST ‘파라다이스’와 ‘나쁜 마음을 먹게 해’로 객석을 달궜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김종국이었다. 예능프로그램 SBS ‘런닝맨’을 통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스타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김종국의 인기는 공연장에서도 드러났다. 공연 시작 전 한국 취재진에게 “김종국은 언제 나오냐”고 물어보는 현지 관객들이 있었고 김종국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공연장 주위에 서 있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MC가 “몸 좋고 눈 작은 그 분”이라고 말하자 관객들의 함성은 높아졌다. 김종국은 드라마 ‘굿닥터’ OST ‘모르나요’로 자신의 무대를 시작했다. 여자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김종국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 야광봉을 흔들어 댔다. 김종국이 ‘한 남자’를 부르다 “다 같이”라고 외치자 관객들은 “한 남자가 있어 널 너무 사랑한”이라고 따라 불렀다. ‘어제보다 오늘 더’를 부를 때는 “손 머리 위로”라는 김종국의 외침에 관객들은 일제히 손을 들어 흔들었다.
숙희는 ‘왕가네 식구들’ OST ‘틈’으로 김종국의 띄워놓은 분위기를 이어받았다. 숙희는 영화 ‘첨밀밀’ OST ‘월량대표아적심’도 빼어난 가창력으로 소화해 박수를 받았다.
조선족으로 구성된 그룹 아리랑을 이끌었던 김택남의 무대에 이어 에일리도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야왕’ OST ‘얼음꽃’, ‘비밀’ OST ‘눈물이 맘을 훔쳐서’, ‘트라이앵글’ OST ‘하루하루’를 선보여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공연의 마지막은 박상민이 장식했다. 드라마 ‘사랑’ OST ‘하나의 사랑’에 이어 영화 ‘해바라기’ OST를 불렀다. 특히 박상민은 ‘해바라기’의 중국어 번안곡 가사를 종이에 적어와 부르는, 현지 관객들을 위한 배려로 박수를 이끌어 냈다.
서안에서 온 종환영(40, 남)씨는 “중국과 한국이 좋은 관계를 유지해 한국 가수들의 공연을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