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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밴드2` 참가 신청 거물들 `나 떨고 있니?`

조우영 기자I 2012.03.27 08:16:03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피아, 트랜스픽션, 칵스, 내귀에도청장치

[이데일리 조우영 기자] 피아, 트랜스픽션, 내귀에도청장치 등 데뷔 10년 차 이상의 거물급은 물론 기성 밴드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무한 경쟁을 펴기 때문이다. 록페스티벌에서 누가 더 관객을 열광케 하느냐의 즐거운 자존심 싸움이 아니다. 진짜 서바이벌이다. 이들은 오는 5월5일 첫 방송되는 KBS2 `톱밴드2`에서 맞부닥친다.

`톱밴드2`에 지원한 한 기성 밴드의 매니저는 "록 음악 부흥에 일조하겠다며 야심 차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출전을 선언했지만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했다. 자칫 탈락할 경우 망신살이 뻗칠 게 뻔해서다. 그는 "전국구 유명세를 타겠다고 나간 무대에서 자칫 한 번의 실수로 그간 힘겹게 쌓아온 실력파 이미지가 무너져버리지는 않을까 부담스럽다"며 "분명 기성 밴드 중 2팀 이상이 예선 초반에 떨어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밴드 관계자들이 이처럼 예상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특성상 제작진 처지에서는 신인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지난 24일 `톱밴드2`에 지원한 655팀 중 100팀이 추려졌다. 100팀 중에는 지난해 시즌1과 달리 자격 요건을 완전히 없앤 덕에 쟁쟁한 기성 밴드들이 제법 눈에 띈다. 슈퍼키드, 몽니, 애쉬그레이, 네바다51, 네미시스, 타카피, 데이브레이크, 피터팬 콤플렉스, 칵스, 와이낫 등이 대표적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상당한 실력을 갖춘 신인 밴드들도 대거 지원했다. 비율로만 따진다면야 이들이 기성 밴드 수보다 훨씬 많지만 의미는 작다.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번 `톱밴드2`를 두고 `밴드판 나는 가수다`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신예 밴드들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이미 검증된 기성 밴드를 압도하기란 쉽지 않다.

이미 `톱밴드2`에서 신인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많다. 이는 곧 유망 신인 발굴이라는 오디션의 근본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즉, 프로그램 취지를 잃지 않으면서도 흥행 요소도 포기할 수 없는 제작진의 고민이 커졌다.

하지만 거물급 기성 밴드와 맞붙은 `엄청난` 실력파 신예가 파란을 일으킨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결국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제작진 입장에선 이 고마운 시나리오가 해당 기성 밴드엔 최악의 카드다. 한 기성 밴드 관계자는 "자만의 벽을 낮추고 `톱밴드2`에 참여했지만 절대 무너져선 안 될 자존심의 벽은 남겨뒀다"며 "모두 만에 하나 있을 지 모를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해서 예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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