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세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서다

송지훈 기자I 2010.04.13 11:33:15

14일 새벽, 리그 선두 첼시와 맞대결

▲ 볼튼 원더러스 미드필더 이청용(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EPL 클럽 볼튼 원더러스의 공격 에이스로 활약 중인 '블루 드래곤' 이청용이 '소속팀의 중위권 진입'과 '선수 자신의 가치 상승', 그리고 '대표팀 선배 박지성의 리그 우승 도전 지원'까지 세 마리 토끼를 사냥하기 위해 축구화 끈을 동여맨다.

이청용의 소속팀 볼튼은 오는 14일(한국시각) 새벽 4시 영국 런던 소재 스탬포드브릿지에서 리그 선두 첼시(감독 카를로 안첼로티)와 정규리그 34라운드 원정 맞대결을 치른다. 리그 최강자와의 경기인데다 상대의 안방에서 싸우는 만큼, 결코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볼튼은 올 시즌 들어 첼시와 치른 두 차례의 경기서 모두 0-4로 완패한 바 있다.

◇볼튼, 거함 잡고 중위권 도약 이룰까
첼시전은 이청용에게 여러가지 의미를 지니는 경기다. 우선 소속팀 볼튼의 중위권 도약을 위해 승점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올 시즌 볼튼은 33경기서 8승8무17패를 기록, 승점32점을 쌓아올리며 리그 15위에 랭크돼 있다. 강등권은 벗어난 상태지만,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니다. 아직 팀별로 4~5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데다 강등권 클럽들과의 격차 또한 그리 크지 않다. 18위 번리(승점27점)와의 격차가 5점에 불과하다.

특히나 승보다 패가 많은 하위권 클럽들의 경우 상위권에 비해 순위 변동의 폭이 넓다. 볼튼이 첼시와의 경기 이후 토트넘(5위), 버밍엄시티(9위) 등 10위권 이내 팀들과 두 차례 더 맞붙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남은 일정 동안의 승점 사냥 또한 그리 쉽진 않을 것으로 전망 된다.

◇블루 드래곤, '빅 클럽'에 어울리는 경기력 선보일까
이청용은 근래 들어 리버풀 이적설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이청용의 몸값이 137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이적 성사 여부를 떠나 우리 팬들에겐 흐뭇한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올 시즌 처음으로 영국 땅을 밟은 22살 외국인 청년이 한 시즌 만에 볼튼의 공격 구심점으로 발돋움한 건 누가봐도 뛰어난 성과지만, 여기에 만족해선 곤란하다. 남은 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현재의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하나고, 강팀들과의 맞대결 또는 중요한 경기에서도 특유의 장점들이 변함 없이 발휘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다른 하나다.

같은 맥락에서 리그 선두 첼시와의 경기에 나선 이청용이 준수한 활약을 선보일 경우, 리버풀을 포함해 '빅 클럽'으로의 이적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큰 물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청용 이병, 박지성 병장 구할까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볼튼이 원정 경기서 첼시를 잡는다면, 볼튼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박지성의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관계자들에게도 '굿 뉴스'다.

올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현재, 첼시와 맨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트로피를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첼시가 승점74점으로 맨유(73점)에 살짝 앞서 있는 상태지만,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 만약 볼튼전에서 첼시가 승리한다면 첼시의 우승 가능성은 눈에 띄게 높아진다. 4경기를 남긴 상태에서 승점 4점차라면, 리그 3연패를 이뤄낸 맨유라 해도 결코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격차다.

반대로 볼튼이 첼시를 잡거나, 혹은 비길 경우엔 리그 2위 맨유의 숨통이 트이게 된다. 첼시는 지더라도 선두를 유지하지만, '맞수' 맨유와의 승점차가 2점 이내라면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혹여 볼튼이 첼시를 꺾는 파란을 일으킨다면, 그리고 이청용이 그 중심에 서게 된다면 '이병' 이청용의 '박지성 병장 구하기'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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