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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캐릭터에 스토리 유사, 배우까지 재탕?'
SBS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에 올 상반기 안방극장을 강타한 '아내의 유혹' 배우들이 깜짝 출연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졌다.
지난 8일 방송된 '천사의 유혹' 17회에는 '아내의 유혹'에 출연했던 오영실과 최준용이 중요 인물로 깜짝 등장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아란(이소연 분)이 불을 냈던 양평 별장의 이웃주민으로 등장해 그녀를 경악케 한 것.
게다가 '천사의 유혹' 제작진은 '아내의 유혹'에서 은재(장서희 분)와 소희(채영인 분)의 마음을 쥐고 흔들었던 민건우 역의 이재황도 곧 드라마에 카메오 출연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제작사 측은 "'아내의 유혹' 출연진들이 김순옥 작가와의 인연으로 이번 카메오 출연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서는 연출을 맡은 손정현 PD가 자신의 전작인 '조강지처클럽'의 손현주, 안내상, 오대규, 이종혁 등을 대거 드라마에 출연시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시도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천사의 유혹' 작가와 PD의 전작 '아내의 유혹'과 '조강지처클럽'의 배우들을 오랜만에 다시 볼 수 있어 새롭고 반가웠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드라마의 몰입을 크게 방해한다는 지적도 상반되게 일고 있는 것.
시청자들은 '천사의 유혹' 게시판에 "정말 짧은 단 몇초였지만 신선했고 재밌었다" "신애리('아내의 유혹' 이서형 분)도 등장시켜 달라"며 이들의 예상치 못한 출연에 반가움을 표하는 한편 "갑자기 '아내의 유혹' 고모(오영실 분)가 나와 잠시 스토리가 꼬였다" "심각한 장면인데 코믹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며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과도한 카메오 출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일부 시청자들의 이 같은 비난은 '천사의 유혹'이 '아내의 유혹' 재탕 드라마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과도 상당 부분 중접된다.
'천사의 유혹'은 '아내의 유혹'과 유사한 제목부터 시작해 비슷한 설정과 스토리 전개로 제작 전부터 논란을 빚어왔다.
두 드라마는 부부 사이에 복수를 다룬다는 점과 불륜 관계가 등장한다는 점, 죽을 고비를 넘기고 성형으로 새 사람이 돼 다시 복수에 나선다는 점 등 여러 부분에서 흡사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여느 드라마 10회분에 해당할 법한 내용이 단 1회에 벌어지는 빠른 전개도 비슷하다.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복수의 주체가 여자에서 남자로 성이 바뀌었다는 것 정도가 고작이다.
이런 상황에 '아내의 유혹' 출연진까지 '천사의 유혹'에 얼굴을 비추니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더더욱 헷갈릴 수밖에 없다.
카메오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유명 인사나 인기 배우가 예기치 않은 순간에 등장해 짧은 시간 연기하는 것을 뜻한다. 시청자 혹은 관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고 특별한 화제성으로 시청률 또는 흥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스토리의 흐름을 산만하게 한다는 측면에선 약이 아닌 독이 되기도 했다.
'천사의 유혹'은 양날의 칼과 같은 카메오의 이중성을 그대로 보였다. 시청자에게 재미를 더했다는 '득'과 함께 극의 몰입도를 방해했다는 '실'도 있었던 셈이다.
한편, '아내의 유혹' 팀이 등장한 '천사의 유혹' 17회는 첫 방송 이후 처음으로 시청률 20%를 돌파, 자체최고시청률인 22.6%(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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