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운의 예고편vs본편④]예고편만 보면 해피엔딩...'우리집에 왜 왔니'

김용운 기자I 2009.04.11 14:16:26

예고편과 본편 싱크로율 40%...예고편은 '로맨스'이나 본편은 달라

▲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9일 개봉한 한국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감독 황수아, 이하 우리집)는 예고편만 놓고 보면 깜찍한 로맨스 영화 같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저녁식사를 차리는 남자주인공 병순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예고편은 마치 병순과 여자주인공 이수강(강혜정 분)의 알콩달콩한 사랑을 그린 영화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개봉한 영화중 예고편과 본편 사이의 괴리가 큰 영화가 바로 ‘우리집’입니다. 예고편에서는 한집에 우연히 살게 된 남녀가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서로에 대한 애정이 싹트고 결국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본편은 다릅니다. 일단 시작부터 예고편을 보며 생긴 기대를 산산이 무너뜨려버립니다. 남녀 주인공의 해피엔딩을 애초에 가능치 않게 설정해 버리고 영화를 시작해서죠.

영화는 예고편에서 보이는 것처럼 밝고 코믹한 영화는 아닙니다. 포스터 분위기나 예고편에서는 언뜻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정작 영화는 주인공의 입에서 거론되는 ‘미저리’처럼 남녀가 폐쇄된 공간에서 벌이는 심리극의 양상을 보입니다.

예고편에서 이수강의 모습은 비교적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영화 속 이수강은 내면의 아픔과 상처를 지닌 인물입니다. 또한 화사한 미소와 달리 교도소에도 드나들었던 전과자이기도 합니다.

물론 강혜정의 연기는 사랑스럽고 코믹한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우연한 사고로 아내를 잃은 병순이 수강에게 마음을 조금씩 열어 보이는 부분 역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허나 이는 영화가 이야기하려는 것의 곁가지에 불과합니다.

강혜정은 ‘우리집’이 멜로영화인가? 로맨스 영화인가? 라는 질문에 멜로 영화에 가깝다고 답했습니다. 멜로영화는 남녀주인공의 사랑이 눈물로 귀결되는 것이고 로맨스 영화는 반대로 남녀주인공의 사랑이 웃음과 행복으로 마무리 된다는 전제하에서지요. 바로 여기서 우리집의 '예고편'과 실제 본편과의 거리감이 존재합니다.

예고편을 보면 마냥 웃음과 행복이 넘칠 듯 한 남녀의 로맨스 영화 같지만, 사실 ‘우리집’의 깔린 정조는 멜로영화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남녀 주인공이 서로 죽고 못사는 사랑에 빠지는 것도 아닙니다. 내면의 상처를 지닌 주인공들이 한 공간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오는 혼선과 떨림 그리고 오해와 이해를 담은 영화가 '우리집'입니다.

따라서 예고편과 본편과의 싱크로율은 40%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즉 예고편을 보고 본편을 봤을 때 예고편에 대한 배신감(?)을 느낄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다만 예고편에 나오지 않은 오광록, 조은지 등 카메오를 본편에서 확인하는 재미는 쏠쏠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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