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고생 털어낸 이승엽 "2군생활 정말 힘들었다"

노컷뉴스 기자I 2008.07.28 11:04:55

299일만에 홈런포…2군에서 100여일 절치부심


[노컷뉴스 제공] 무려 299일만의 홈런이었다. 일본 최고연봉 타자로 100여일 2군 생활의 아픔을 겪은 끝에 나온 홈런으로 이승엽(32 · 요미우리) 본인은 물론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까지 그동안의 속앓이를 후련하게 풀어냈다.

이승엽은 28일 요미우리 전문 스포츠지 '스포츠호치'를 통해 "2군에서는 정말 괴로웠다.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하다"며 전날 야쿠르트전 6회 145m 대형홈런에 대한 홈팬들의 성원에 감격이 듬뿍 묻어나는 소감을 밝혔다.

도쿄돔을 가득 메운 요미우리 팬들은 홈런을 친 뒤 7회 수비를 위해 그라운드로 뛰어나온 이승엽에게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이에 이승엽은 모자를 벗어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여 답례했다. '스포츠호치'는 "한심했던 자신을 응원해준 팬과 동료들에게 보은을 하는 모습"이었다고 이승엽을 묘사했다.

그럴 만도 했다. 이승엽은 올시즌 개막 4번타자로 나섰지만 이후 14경기 타율 1할3푼5리 무홈런 2타점의 극심한 부진을 보여 지난 4월 14일 2군으로 강등됐다. 일본 최고연봉 타자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고 팀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절치부심 이승엽은 2군에서 100여일 부활포를 갈고 닦았다. 본인도 "완벽한 상태가 아니면 성급하게 1군으로 올라가지 않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1군 경기를 보면 올라가고 싶어진다"며 TV중계도 보지 않았을 정도였다.

2군 코치들과 계단 훈련을 통해 허리와 하반신을 단련하는 데 집중했다. 이런 훈련 끝에 이승엽은 지난 23일까지 2군에서 3경기 2홈런 등 장타를 뿜어내며 타율 3할2푼5리 7홈런 22타점을 올렸고 24일 마침내 1군으로 복귀했다.

하라 감독도 "기다라고 기다렸던 홈런…남은 경기 활약 기대"

1군 승격 후 2경기 무안타에 시달렸지만 3경기째만에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지난해 10월 2일 야쿠트전 이후 299일만의 아치다. 팀도 7-0 완승을 거두며 4연승의 신바람을 불었다.

이승엽도 이 한방으로 완연히 자신감을 찾은 기색이다. 25일 1군 복귀전에서 아쉬운 파울홈런을 쳤던 이승엽은 홈런 뒤 "3경기만에 겨우 타이밍이 맞았다. 이 홈런은 정말 기쁘다"며 반색했다.

이승엽에 진한 애정을 보여온 하라 감독도 이승엽의 시즌 1호 홈런에 대해 "기다리고 기다렸던 한 방이었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어 "본인도 평상심을 갖고 어떻게든 궤도에 올라와 주었으면 한다"며 남은 경기 기대감도 덧붙였다.

오는 8월 1일 합류하는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에도 반가운 소식을 전해온 이승엽. 그러나 이승엽은 "아직 2경기가 남았고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면서 "올림픽은 (전반기가) 끝나고 생각한다"며 오직 부활에 대한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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