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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여자' 박정철, "매력적인 나쁜 남자를 꿈꾼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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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 기자I 2014.06.11 08:28:58
지난 2일 종영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에서 온갖 악행을 서슴지 않는 장태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정철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방인권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다 제가 욕심이 많았던 탓입니다.”

10여 년 전이다. 그는 한 드라마 종방연에서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군 제대 후 가장 의욕이 넘쳤을 때였다. 복귀작으로 선택했던 드라마가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2014년 상반기, 많은 것이 달라졌다. ‘제2의 전성기’라고 한다. 이젠 “모두 열심히 해준 덕, 저는 숟가락만 잘 얹었습니다”라며 모두에게 공을 돌렸다.

배우 박정철이 연기 인생에서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KBS2 일일연속극 ‘천상여자’ 덕이다. 나 혼자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사랑을 짓밟고 야욕에 눈이 멀었던 ‘악바리’ 장태정을 연기했다. 박정철은 어느 식당을 가든 자신을 알아봐 주는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실감하고 있다.

“드라마가 잘 되고, 안 되는데 이유가 한두 개일까요. 당시엔 제 이름을 건 작품이었기 때문에 남 탓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앞으론 욕심 덜고, 부담 떨치고, 주어진 일에 온 힘을 다하자는 생각뿐이었죠. 30개 넘는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사실 시청률이 높았던 작품은 많지 않았어요. 그에 비하면 ‘천상여자’는 굉장히 잘된 작품이죠.”

연기 15년 차에 접어들었다. 쓴맛도 여러 차례 봤던 터라 박정철은 굳건했다. 잘 되면 다행이고 안 될 경우가 큰일이라 여기는 어른이 됐다. 3,4년 차 배우였다면 달랐을 거라고 했다. 작품의 성공과 실패, 시청률의 높고 낮음에 휘둘리고 경거망동했을 거라 예상했다.

“잘되면 모두의 공, 안되면 나의 탓이다.”(사진=방인권기자)
“‘천상여자’로 소중한 팬 한 분 한 분을 얻었지만 앞으로의 제 마음가짐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었죠. 그래서 ‘드라마 잘 돼 좋겠다?’라는 주변 반응을 들으면 ‘그런 건가?’라고 의아해지더라고요. 유일하게 뿌듯한 부분은 엄마가 아침마다 다니시는 수영장에서 그렇게 아들 칭찬을 한다는 점이죠.(웃음) 효도했다는 생각이 드니까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유명해져서 좋다는 어머니의 생각이 ‘왜 우리 아들은 나쁜 사람으로만 나오느냐’는 아쉬움으로 바뀌면 어떨까. 악역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준 만큼 앞으로 출연 제의를 받을 캐릭터도 큰 변화가 없을 거란 걱정이 앞섰다.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건 배우에게 ‘양날의 칼’과 같다.

“이미지가 고정되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억지로 버리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고요.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없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굳이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관심 받고 싶고, 큰 기대를 안고 새 작품을 시작하지만 다 잘되리란 법은 없잖아요. 도전할 수 있는 용기만 죽지 않는다면, 언제든 기회가 온다고 믿습니다”

“인간이하의 장태성 같은 남자 말고, 매력적인 나쁜 남자 욕심난다.”(사진=방인권기자)
박정철 역시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기회가 있다. ‘천상여자’의 장태정과는 조금 다른, 남자답고 책임감 강한 캐릭터다. 장태정의 악행을 좀 더 그럴싸하게 그리는 방법이 없을까 수만 번 상상했다는 박정철은 다음 작품에서 그 한(恨)을 풀고 싶다고 했다.

“장태정은 정말 동정심도 필요 없는 ‘인간 이하’의 캐릭터로 그려졌어요. 작가님 집에라도 찾아가서 좀 바꿔볼까 고민했었는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언젠가는 나쁜 남자이지만 공감을 줄 수 있는, 매력적인 남자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결혼도 하고, 한 가정의 가장도 됐으니 좀 멋지게 보이고 싶은 욕심이 생기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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